[이코노미세계] 남양주시의회가 시민 생활과 직결된 주거 안전과 물관리 정책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지역주택조합 가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고, 물 재이용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례안이 잇따라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다. 시민 보호와 행정 효율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겨냥한 이번 입법은 지방의회 역할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남양주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는 3월16일 열린 제318회 임시회에서 의원발의 조례안 2건을 심사해 모두 원안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은 향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심사의 핵심은 지역주택조합 관련 피해 예방 조례안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주택조합 사업과 관련된 분쟁과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남양주시의회가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상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남양주시 지역주택조합 등 가입신청자 피해 예방 조례안’은 조합 가입 단계에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담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나 일정 요건을 갖춘 시민들이 조합을 구성해 직접 주택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초기 자금 부담이 비교적 적고 청약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업 지연이나 무산, 과장 광고, 불투명한 자금 운영 등으로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이번 조례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가입 유의사항 안내서 제작 및 배포 ▲가입신청자 및 피해자 대상 법률 상담 지원 ▲조합의 법령 준수 여부 실태조사 실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특히 안내서 제작은 단순 홍보를 넘어, 시민들이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 구조, 위험 요소, 계약 조건 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도록 함으로써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법률 상담 지원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존에는 피해 발생 이후 개인이 민사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자체가 상담을 지원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줄이고 초기 대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회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은 서민 주거와 밀접한 사안이지만 정보 부족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조례를 통해 사전 예방 중심의 행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기 의원이 발의한 ‘남양주시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함께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변화된 물관리 정책 환경과 지역 여건을 반영해 기존 조례의 불합리한 규정을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빗물이용시설 관련 규정이다. 기존에는 설치 및 관리 기준이 ‘면적 기준’으로만 규정돼 있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해당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보다 유연한 정책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중수도(생활하수 등을 재처리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의 설치 대상과 관리 기준을 남양주시 실정에 맞게 재정비했다. 이는 도시 규모와 인구 증가, 물 수요 변화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위원회 정비다. 기존 조례에는 물관리 관련 위원회 규정이 포함돼 있었으나, 상위 법령에 따른 ‘유역물관리위원회’ 운영이 본격화되면서 기능 중복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해당 규정을 정비·삭제해 행정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정책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례안 통과는 단순한 규정 정비를 넘어 지방의회의 정책 기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주택조합 조례는 ‘시민 보호’, 물 재이용 조례 개정은 ‘행정 효율’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지만, 결국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통된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의원발의 조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정부 주도의 정책이 아닌, 의회가 직접 현안 문제를 발굴하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방자치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남양주시의회는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들을 오는 20일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향후 관건은 정책의 ‘체감도’다. 조례 제정 자체보다 실제 현장에서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안내서 배포와 상담 지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효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물 재이용 정책 역시 시설 운영과 관리 기준이 현실적으로 작동해야 정책의 실효성이 확보된다.
남양주시의회의 이번 조례안 처리 과정은 지방정부가 시민의 일상 속 문제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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