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구리시의회가 공공자산 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도시공사의 사업 변경 논란을 계기로 촉발된 이번 조례 개정은 향후 지방 공기업 운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리시의회는 제351회 임시회에서 권봉수 의원이 발의한 '구리도시공사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지방 공기업의 공공성과 의회 통제 기능을 재정립하는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례 개정의 직접적인 계기는 구리도시공사의 사업 변경 문제였다. 앞서 구리시의회는 제350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시공사가 추진하던 ‘랜드마크 타워 건립사업’ 부지 활용 방식이 당초 의회가 출자에 동의했던 목적과 맞지 않게 변경된 사실을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의회 승인 목적과 다른 사업 추진’이었다. 도시공사가 사업 방향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나 통제 절차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 문제를 넘어 지방 공기업의 자율성과 공공성 사이 균형 문제를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개정 조례의 핵심은 명확하다. 시가 출자한 재산을 매각할 경우 반드시 시의회의 사전 의결을 받도록 한 것이다. 이는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통제 장치로 평가된다.
그동안 지방 공기업은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공공자산 처분에 있어서는 의회의 직접적인 견제를 받게 됐다.
지방 공기업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공공성’과 ‘효율성’의 균형이다. 도시공사는 지역 개발과 수익 창출이라는 이중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관이다. 이 과정에서 사업 변경이나 투자 방향 조정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공공자산의 활용 방향이 당초 승인 목적과 달라질 경우, 그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은 더욱 엄격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권봉수 의원은 “공사의 설립 취지와 의회 승인 목적을 고려할 때 공공성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자산 이용과 처분 기준을 명확히 하고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지방의회의 역할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행정부와 의회 간의 견제와 균형이다. 특히 공기업과 같은 준공공 영역에서는 이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
신동화 의장은 “공유재산과 출자재산이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운영·처분되도록 하겠다”며 “구리시 재산을 보존하고 미래 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의회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구리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도시공사·개발공사 역시 유사한 구조와 권한을 갖고 있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발사업 변경, 자산 매각, 투자 방향 전환 등에서 의회와의 협의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조례 개정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법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결국 이번 조례 개정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공공자산은 시민의 것”이라는 원칙의 재확인이다. 다만 제도 마련이 곧바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관건은 의회의 실질적 심의 기능 강화, 행정부와 공기업의 협의 체계 구축, 시민 참여 확대 등 제도의 실효성 확보에 있다.
이어 지방 공기업이 지역 발전의 엔진이 되기 위해서는 수익성과 함께 공공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병행돼야 한다.
구리시의 이번 조례 개정이 단순한 규제 강화에 그치지 않고 지방 공기업 운영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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