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사의 빈틈을 재조명하려는 학술적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대종교와 그 사상적·실천적 역할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의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합(合)’을 주제로 한 기획전 ‘김가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를 통해 정치와 예술이 결합된 근대사의 한 단면을 조명하는 동시에, 이를 확장한 학술포럼을 마련했다.
오는 6월 13일 경기도박물관 뮤지엄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은 ‘대종교와 독립전쟁, 그리고 남북통일’을 주제로, 독립운동의 사상적 기반과 현대적 의미를 동시에 탐색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의 핵심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독립운동사에서 대종교가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 그 역할이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종교는 단군을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홍익인간’ 이념을 실천한 종교로, 항일무장투쟁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종교인들은 단순한 종교 집단을 넘어 무장투쟁의 주체로 활동하며, 민족 정체성과 독립 의지를 결합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대종교의 역할을 재조명하며, 이를 오늘날 남북통일 담론과 연결 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익인간’ 사상이 단순한 철학을 넘어 완전한 광복, 즉 통일로 이어지는 사상적 기반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기조강연에서는 독립운동사 해석을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김영호 동북아평화센터 이사장은 ‘독립운동사의 재구축을 위한 약간의 문제들’을 주제로 발표하며, ‘3·1운동’이라는 기존 용어를 ‘3·1혁명’으로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닌 역사 인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상해임시정부가 ‘3·1혁명’으로 규정했던 사건이 이후 제헌국회에서 ‘3·1운동’으로 축소된 배경을 짚으며, 그 정치적·역사적 맥락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채호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 천도교의 비무장 독립선언, 대종교의 무장투쟁 등 다양한 독립운동 노선이 비교 분석될 예정이다. 이는 독립운동을 단일한 흐름이 아닌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운동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어지는 주제 발표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들이 다뤄진다. 먼저 항일무장투쟁에서 활동한 대종교인들의 실체를 분석하며, 그들이 단순 참여자가 아닌 핵심 주체였음을 조명한다. 이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사상적·인적 기반을 대종교와 연결 지어 설명하는 발표가 이어진다.
또한 만주국 통치 아래에서 벌어진 ‘임오교변’을 통해 대종교가 조직적으로 탄압받으며 민족운동이 붕괴된 과정도 다뤄진다. 이는 일제의 통치 전략과 민족운동 탄압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단군민족주의가 근대 한국 민족운동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며, 종교·사상·정치가 결합된 독특한 운동 양상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이번 포럼의 또 다른 특징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립운동을 넘어 남북통일이라는 현재적 과제로 논의를 확장한다.
대종교의 ‘홍익인간’ 사상은 인간 중심의 공동체 가치와 민족 통합을 지향하는 철학으로, 분단 상황에서 새로운 통일 담론으로 재해석될 가능성을 지닌다.
종합토론에서는 ‘대종교와 독립전쟁, 그리고 남북통일’을 주제로 다양한 학문적 관점이 충돌하며, 독립운동의 정신을 오늘날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대종교인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핵심이자 독립전쟁의 선봉이었다”며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학술포럼이 대종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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