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청년정책은 있지만, 정작 청년이 모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정책 확대에 나서면서도 공통적으로 부딪히는 한계다. 주거·일자리·교육·복지 등 지원사업은 늘었지만, 정보 접근성의 격차로 인해 상당수 청년들이 정책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혜택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남양주시가 ‘정책이 청년을 찾아가는 방식’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남양주시는 8일 관내 금곡고등학교에서 졸업 예정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년정책 홍보’를 실시했다. 성년 진입을 앞둔 만 19세 예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행사는, 시가 2025년부터 새롭게 추진 중인 ‘예비청년 지원사업’의 첫 현장 적용 사례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형식의 변화다. 기존의 청년정책 홍보가 시청·청년공간·온라인 플랫폼 중심이었다면, 남양주시는 정책 대상자가 밀집한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졸업과 동시에 학생 신분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맞춰, 청년정책 전반을 한 번에 소개하겠다는 취지다.
행사 당일 현장에는 남양주시가 추진 중인 각종 청년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홍보자료가 전시됐다. 단순한 리플릿 배포를 넘어, 정책 내용을 퀴즈 형식으로 풀어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정책의 취지와 활용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공식 SNS 친구 추가 이벤트도 병행해, 졸업 이후에도 정책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했다.
현장에 참여한 학생들은 “청년정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졸업하고 나서 바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정책 홍보를 ‘설명’이 아닌 ‘경험’으로 바꾼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의 출발점에는 명확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청년정책은 대부분 신청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본인이 직접 정보를 찾고 요건을 확인해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성인이 되는 시점의 청년들에게 행정 정보 탐색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선미 남양주시 청년담당관은 “성인이 되면서 생활환경이 급격히 바뀌는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제때 스스로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며 “청년들이 ‘몰라서’ 지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정책 홍보와 소통 방식을 계속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홍보 확대가 아니라, 정책 전달 구조 전반을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책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수요가 발생하기 직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안내하는 접근이다.
남양주시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청년정책 홍보의 무게중심을 현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관내 대학교 축제, 청년 참여 행사, 청년 밀집 지역 등을 중심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의 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온라인 중심 홍보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SNS와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 제공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정보 과잉 환경 속에서 정책 정보가 청년들에게 실제로 ‘도달’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사회 진입 초기 단계의 청년들에게는 일대일 또는 체험형 안내가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양주시가 고등학교 현장을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성년이 되는 순간부터 청년정책의 직접적인 수요자가 되는 학생들에게, 가장 이른 시점에 정책 지도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는 향후 청년정책 참여율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장에서 형성된 관심이 실제 정책 참여로 이어지도록, 맞춤형 정보 제공과 상담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남양주시의 이번 시도는 다른 지자체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청년정책의 핵심은 예산 규모나 사업 숫자가 아니라, 정책이 실제 삶에 닿느냐의 문제다. 정책을 알리는 방식부터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도 서류 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남양주시의 ‘찾아가는 청년정책’이 청년정책 전달 방식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정책이 청년을 기다리는 시대에서, 정책이 청년을 찾아가는 시대로의 전환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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