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정책과제·140개 세부과제 확정, 민선 9기 실행체제 전환
정책의 숫자보다 시민 삶의 변화가 성패 가를 핵심 잣대
[이코노미세계] 수원특례시가 민선 9기의 시정 방향을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간다.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민생’, 관광과 소비를 통한 ‘지역경제’, 첨단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 성장’을 세 축으로 삼아 125만 시민의 삶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 출범한 ‘민선 9기 수원대전환 추진단’은 그동안 제시된 공약과 정책 제안을 검토하고 시민·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60개 정책과제와 140개 세부과제를 확정했다. 수원시가 민선 9기 동안 어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시민들에게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이 마련된 셈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원대전환 추진단 최종보고회 개최 사실을 알리며 민선 9기의 목표를 ‘생활안정 민생도시’, ‘문화관광 상생도시’, ‘첨단과학 연구도시’로 제시했다.
이번 최종보고회가 주목되는 이유는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시민 참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총 445건에 달하는 공약과 정책 제안을 검토했고 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 70여 명의 추진위원이 수십 차례 논의를 거쳤다. 여기에 13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원탁토론회와 시민 소통 플랫폼 ‘새빛톡톡’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추가로 수렴했다.
그러나 정책 설계가 끝났다고 수원대전환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60개 정책과제와 140개 세부과제가 실제 행정과 예산, 사업으로 연결되고 시민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남은 과제다.
민선 9기 수원시가 첫 번째 목표로 내세운 것은 ‘생활안정 민생도시’다. 거창한 개발 청사진보다 시민이 매일 마주하는 생활비 부담과 일상의 안정에 정책의 출발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지방정부의 정책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느냐는 결국 생활 현장에서 결정된다.
수원시가 제시한 방향 역시 분명하다. 생활비 부담을 덜어 시민의 일상에 안정과 여유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민생정책은 시민의 정책 체감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인 동시에 행정의 성과를 평가받기 쉬운 영역이다. 정책이 발표되는 것과 시민이 실제 혜택을 느끼는 것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관건은 확정된 정책과제를 얼마나 신속하고 정교하게 현실화하느냐에 달렸다. 대상과 지원 방식, 행정절차 등을 시민 눈높이에 맞춰 구체화하고 정책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정책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시민이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면 ‘체감하는 변화’라는 목표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생활안정 민생도시의 성패는 정책의 숫자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축은 ‘문화관광 상생도시’다. 문화와 관광을 단순한 여가·문화정책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관광객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관광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방문객 수’에서 ‘지역경제 파급효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관광객이 수원을 찾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지역에서 머물고, 먹고, 구매하고,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구축해야 실질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문화·관광 콘텐츠와 지역 상권이 유기적으로 연결될수록 정책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는 대규모 산업시설이나 개발사업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문화시설, 관광자원 등이 서로 연결될 때 도시 전체로 소비가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민선 9기 수원시가 ‘문화관광’과 ‘상생’을 하나의 정책 목표로 묶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는 관광객 증가라는 외형적 성과뿐 아니라 관광 소비가 지역 상권에 어느 정도 흘러들어 갔는지, 시민과 소상공인이 실제 효과를 체감하는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 번째 축인 ‘첨단과학 연구도시’는 수원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 수원시는 첨단산업을 육성해 좋은 일자리와 시민 소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산업정책의 최종 목적을 단순한 기업 유치나 산업 규모 확대에 두지 않고 시민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하겠다는 방향이다.
도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방정부들은 첨단기업과 연구기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주택과 교통 같은 전통적 인프라를 넘어 산업과 기술, 연구개발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첨단산업 육성이 실질적인 도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연구개발, 인재, 일자리를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산업의 성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성과가 시민의 일자리와 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수원시가 ‘첨단산업을 키워 좋은 일자리와 소득을 늘린다’는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첨단과학 연구도시 전략은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원대전환 추진단 활동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책을 압축하는 과정이다. 추진단은 총 445건의 공약과 정책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60개 정책과제와 140개 세부과제로 정리했다. 단순히 많은 정책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민선 9기 동안 실제 추진할 핵심 과제를 선별하고 체계화한 것이다.
정책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행정력과 재원은 한정돼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민에게 필요한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445건의 공약과 정책 제안을 60개 정책과제로 정리한 과정은 향후 시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작업이라는 의미가 있다. 다만 정책과제를 선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후의 실행력이다.
각 과제를 어느 시기에 추진할 것인지, 부서 간 협업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사업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구체화돼야 한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건이 달라질 경우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시민 입장에서는 60개라는 정책과제의 숫자보다 “내 삶에 무엇이 달라졌는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어 수원대전환 추진 과정의 또 다른 특징은 시민 참여다. 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 70여 명의 추진위원이 참여해 수십 차례 논의를 이어갔다. 특정 행정부서만 정책을 설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정책 형성 단계에서부터 반영하려는 시도다.
13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원탁토론회도 열렸다. 온라인 시민 소통 플랫폼인 새빛톡톡을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했다.
정책을 공급자인 행정의 관점에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을 이용하고 영향을 받는 시민의 시각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시민 참여형 정책 설계가 중요한 이유는 행정이 놓치기 쉬운 생활 현장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책과 시민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정책 사이에는 때때로 간극이 발생한다.
다양한 시민 의견을 정책 설계 과정에 반영하면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민 참여 역시 ‘의견을 들었다’는 절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민이 제시한 의견이 어떤 방식으로 정책에 반영됐는지, 반영되지 않은 의견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시민 참여 역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도시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수원대전환 추진단의 최종보고회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정책 설계 과정의 마침표다. 동시에 민선 9기 정책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재준 시장도 이를 분명히 했다. “오늘의 최종보고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며 “이제 함께 모은 지혜를 실행으로 옮겨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125만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원대전환을 힘차게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수원시가 받아들 성적표는 보고서가 아니라 시민들의 평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생활비 부담은 얼마나 줄었는지, 문화와 관광이 지역 소비 증가로 이어졌는지, 첨단산업 육성이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나 만들어냈는지가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정책을 만드는 단계에서는 방향과 비전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행 단계에서는 속도와 성과, 시민 체감도가 중요해진다. 60개 정책과제와 140개 세부과제가 계획표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민선 9기 수원시가 제시한 세 가지 정책축은 서로 별개의 목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생활안정은 시민의 현재 삶을 지키는 정책이고, 문화관광은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전략이며, 첨단과학은 미래의 일자리와 소득 기반을 만드는 장기 투자다.
현재의 삶을 안정시키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구조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책 간 연결이다. 민생과 경제, 관광과 상권, 산업과 일자리 정책이 각각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 성장 전략으로 맞물려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수원대전환 추진단은 시민과 전문가, 시민단체의 논의를 거쳐 그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민 원탁토론과 새빛톡톡 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도 수렴했다.
설계도는 나왔다. 남은 것은 실행이다. 수원시가 60개 정책과제와 140개 세부과제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현실화하고 그 성과를 시민의 삶으로 연결하느냐가 민선 9기 ‘수원대전환’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재준 시장이 강조한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 역시 여기서 판가름 난다. 최종보고회를 기점으로 수원대전환은 정책을 만드는 단계에서 정책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섰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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