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형태 살리는 현지개량형 주거환경개선
공영주차장·도로·보행로·방범시설 확충
주민 참여로 만드는 ‘생활밀착형 도시정비’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용인특례시의 오래된 구도심 주거지역이 대규모 철거와 아파트 건설 중심의 재개발이 아닌 ‘생활환경 개선’ 방식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낡고 좁은 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 노후 상·하수도, 보행환경과 방범시설 부족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겪어온 불편을 개선하면서도 기존 마을의 모습과 공동체는 최대한 유지하는 방식이다.
대상지는 처인구 김량장1·마평2·고림2구역과 기흥구 마북1구역 등 모두 4곳이다. 용인특례시는 이들 지역의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절차는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토지 등 소유자,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정비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기존 건축물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방식과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의 마을 형태를 유지하면서 부족하거나 노후화한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현지개량형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추진된다. 도시정비의 초점을 ‘새로 짓는 도시’에서 ‘살기 편한 동네’로 옮긴 셈이다.
이번 주민공람 대상은 처인구와 기흥구에 분포한 노후 구도심 4개 구역이다. 구역별 면적은 김량장1구역 5만1221㎡, 마평2구역 2만5959㎡, 고림2구역 4만900㎡, 마북1구역 1만3318㎡다. 전체 면적은 13만1398㎡에 이른다.
용인시는 지난 4일부터 주민공람을 시작했으며 10월 3일까지 30일간 진행한다. 주민들은 시청 별관 1층 주택정비과에서 관련 내용을 열람할 수 있다. 토지 등 소유자나 이해관계인이 의견을 내고 싶을 경우 공람기간 내 주택정비과에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시는 공람기간에 구역별 주민설명회도 개최한다. 토지 등 소유자와 주민을 대상으로 정비계획안의 주요 내용과 향후 사업 절차를 설명하고 현장에서 추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주민공람과 설명회가 중요한 이유는 정비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도로 하나를 넓히거나 주차장을 설치하는 문제도 실제 거주민에게는 생활환경 변화와 직결된다. 공동이용시설의 위치나 보행로 정비 방향, 방범시설 확충 역시 주민들이 체감하는 사업 효과를 좌우할 수 있다.
따라서 계획 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하느냐가 사업의 실효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정비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업 방식이다. 용인시는 기존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는 대신 현재 마을 형태를 유지하면서 부족한 기반시설을 보완하는 현지개량형 주거환경개선사업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면 철거형 정비사업은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주민의 이주와 장기간의 사업기간, 이해관계 조정 등의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반면 현지개량형 사업은 기존 생활권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주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느끼는 시설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계획 역시 ‘건물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보다 ‘주민 생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정비계획안에는 도로와 보행로 정비, 공영주차장 조성, 상·하수도 노후관 교체 등이 포함됐다. 방범용 폐쇄회로(CC)TV와 보안등을 확충하고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조성하는 방안도 담겼다.
각각은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과 비교하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지만 주민 생활과는 밀접하게 연결된 시설들이다.
오래된 구도심은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기반시설 투자가 뒤처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도시나 신규 택지지구와 비교하면 도로 폭이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데다 상·하수도 시설도 노후화하기 쉽다.
특히 자동차 증가로 주택가 주차난이 심화하면 보행공간까지 차량이 점유하는 일이 발생하고, 좁은 골목길과 부족한 보안시설은 야간 보행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용인시가 이번 사업에서 도로·보행로와 공영주차장, CCTV, 보안등을 함께 정비하려는 것도 이 같은 구도심의 생활 불편을 종합적으로 개선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용인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지만, 도시 안을 들여다보면 지역별 주거환경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새로운 공동주택과 기반시설이 갖춰진 지역이 확대되는 한편 오래전 형성된 구도심에는 상대적으로 낡은 주택과 기반시설이 남아 있다.
이런 지역에서 도시정비의 과제는 단순히 건축물을 새것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주민들이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도로와 주차장, 상·하수도, 보행·방범시설 같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도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량장1·마평2·고림2·마북1구역의 정비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주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거대한 건축물보다 생활 주변의 기반시설일 가능성이 높다.
좁고 불편했던 보행로가 정비되고 부족했던 주차공간이 보완되며 오래된 상·하수도 시설이 교체되는 식이다. CCTV와 보안등이 늘어나면 생활안전 측면에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민 공동이용시설 역시 단순한 시설 확충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기존 마을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식의 정비사업에서는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지역 공동체 유지와 활성화의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패는 물리적인 시설 개선과 함께 기존 지역사회의 특성을 얼마나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용인시는 이번 주민공람에 앞서 주민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절차도 진행했다. 주민협의체를 운영하고 지난 8월에는 구역별 주민간담회를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정비계획안에 반영했다.
이번 주민공람과 주민설명회는 그 연장선에 있다. 행정기관이 마련한 계획안을 주민들에게 단순히 알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한 계획을 다시 공개하고, 추가 의견을 받아 계획을 보완하는 절차다.
시는 주민공람과 설명회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검토한 뒤 정비계획안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후 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정비계획 결정과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한다.
따라서 현재 단계는 공사가 곧바로 시작되는 단계라기보다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한 정비계획과 정비구역을 구체화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향후 주민 의견이 실제 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 내용이 어떻게 조정되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의 성장 과정에서는 신도시 개발만큼 기존 도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중요하다. 특히 용인처럼 인구와 산업 규모가 확대되는 도시에서는 새로운 개발지역과 기존 구도심 사이의 생활환경 격차를 줄이는 문제가 도시정책의 주요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4개 구역 정비사업은 이런 측면에서 용인의 구도심 관리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대규모 철거와 전면 재개발 대신 현재 주민들의 삶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시설을 하나씩 보완하는 방식이 실제 주민 만족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도로와 보행로, 주차장, 상·하수도, 방범시설은 도시의 화려한 외관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시설이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매일 이용해야 하는 생활 인프라다.
그동안 주차난이나 좁은 골목, 노후 시설 등으로 불편을 겪어온 지역이라면 이러한 기반시설 개선이 주거환경의 질을 바꾸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주민들의 의견을 계획 수립 과정에서 계속 반영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주민협의체와 주민간담회에 이어 주민공람과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다시 검토해 계획을 보완하는 구조다.
다만 실제 사업이 주민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행정절차뿐 아니라 세부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사업 구역마다 주거 형태와 도로 여건, 주차 문제 등 현장 상황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시설 개선보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비사업은 용인 구도심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도시개발의 성과를 대규모 아파트나 건축물의 변화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기준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량장1·마평2·고림2·마북1구역에서 추진되는 현지개량형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기존 주민의 생활권과 마을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민 의견 수렴이 형식적인 절차에 머물거나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시설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오는 10월 3일까지 진행되는 주민공람과 구역별 주민설명회는 향후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시는 주민 의견을 검토해 정비계획안을 보완한 뒤 시의회 의견 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후속 절차를 밟는다.
이어 공람과 설명회에서 나오는 의견을 세심하게 검토해 주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정비사업의 핵심은 ‘얼마나 크게 바꾸느냐’보다 ‘주민의 삶을 얼마나 나아지게 하느냐’에 있다.
대규모 철거 대신 기존 삶터를 지키고, 그 안의 도로와 주차장, 상·하수도, 보행·안전시설을 개선하는 용인의 구도심 정비가 주민 체감형 도시재생의 사례로 자리 잡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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