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출연금·업무추진비 등 강도 높은 세출 조정
김창식 위원장 “홍보 효과·성과 뛰어난 사업 고려해야”
재정 취약 시·군에는 도비 차등 지원 확대 주문
[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심각한 재정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자체 재원 활용과 불요불급한 사업 삭감, 업무추진비 절감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경기북부 관련 사업에서도 반환공여구역 개발기금 전출금과 일부 DMZ 행사성 사업 등이 감액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재정난에 따른 지출 구조조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순히 ‘행사성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성과가 검증된 사업까지 일괄적으로 삭감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는 도비 보조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재정 여건에 따른 차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경기도의회 북부분원에서 현장정책회의를 열고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사전 보고를 받았다. 이번 회의는 추경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를 앞두고 경기도 재정 상황과 주요 사업별 증감 사유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추경 심사의 핵심은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투입하고 어떤 사업을 줄일 것인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사업 효과와 정책적 필요성, 시·군별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도 추경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은 현장정책회의에서 도의 심각한 재정 여건을 설명하고 세출예산 감액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우선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체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도의 출연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불요불급한 사업을 삭감하고 업무추진비를 자체적으로 절감하는 한편,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낙찰차액과 집행잔액도 적극적으로 감액한다는 방침이다.
추경이 통상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거나 기존 사업의 부족한 재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면 이번 경기도 추경에서는 재정난에 대응하기 위한 ‘지출 구조조정’의 성격이 한층 강해진 셈이다.
도의회 역시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 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예산 감액 규모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개별 사업의 성과와 필요성을 면밀하게 따져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공공기관 출연금과 각종 사업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당초 사업 목적이나 정책 효과가 훼손되지 않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북부 주요 부서들도 추경에 반영할 사업별 조정 내용을 보고했다. 균형발전기획실은 반환공여구역 개발기금 등 재정 여유재원에 대한 기금 전출금 감액과 국비 지원금 감액, 국외연수 미추진 등을 주요 감액 사업으로 제시했다.
경기북부의 경우 반환 미군기지와 주변지역 개발, 지역 균형발전 등 장기적인 정책 과제가 적지 않은 만큼 관련 예산 조정 과정에서 사업 추진 일정과 지역에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력국은 DMZ 관련 행사성 사업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모든 사업을 감액하는 것은 아니다. ‘임진각 관광지 유휴부지 개발’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 등 일부 증액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필요성과 예산 증액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결국 이번 추경은 재정 여건 악화에 따라 기존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면서도 필요한 분야에는 재원을 추가 투입하는 방식으로 편성 방향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도의회 심사 과정에서도 감액 대상 사업과 증액 사업의 필요성, 사업 효과 등에 대한 검증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경기도의 재정난을 단순히 세출 절감만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원들은 집행부에 경기도가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라는 점과 과도한 법정경비 부담 문제 등을 거론하며 제도 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지방세 구조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재정의 구조적인 문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매년 사업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정책의 연속성과 행정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의회가 이번 추경 심사를 단순한 개별 사업의 증액·감액 여부를 넘어 경기도 재정구조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창식 기획재정위원장은 “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행사성 경비라 할지라도 홍보 효과와 성과가 뛰어난 사업까지 일괄 삭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난을 이유로 사업의 성격만 보고 일률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기보다는 실제 성과와 정책 효과를 따져 감액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회의에서는 도와 시·군 간 재정 격차 문제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김 위원장은 도비보조사업을 집행할 때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도비 지원 비율을 차등적으로 높여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은 산업 기반과 세수 규모, 개발 정도 등에 따라 재정 여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동일한 비율로 도비와 시·군비를 매칭할 경우 재정력이 약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자체 부담이 커져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도비보조사업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운영하기보다는 각 시·군의 재정 여건을 고려한 차등 보조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도의회의 주문이다.
특히 경기북부와 동부지역 등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취약한 시·군의 경우 도비 부담 비율을 높이면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의 추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도의 보조금 정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번 현장정책회의에는 김창식 위원장을 비롯해 손희정 부위원장, 윤종영·이재영·김영수·김운남·심동용·유필선·이성원 위원 등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추경안의 주요 내용을 보고받은 뒤 한정된 재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가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앞서 별도의 현장정책회의를 마련한 것도 이번 추경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감액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주민 생활과 직결되거나 정책적 효과가 큰 사업을 선별하고,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을 조정하는 정밀한 심사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북부 관련 예산은 균형발전과 반환공여지 개발, 평화·통일 정책 등 지역의 중·장기 발전과 맞물린 사업이 많아 단기적인 재정 절감 효과뿐 아니라 향후 지역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추경안 사전 보고에 앞서 옛 미군기지인 캠프 라과디아 반환 공여지에 건립된 ‘경기권 통일플러스센터’를 방문해 시설과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 직원들을 격려했다.
경기권 통일플러스센터에는 총사업비 148억원이 투입됐다. 국비 41억9000만원, 도비 106억1000만원으로 조성됐으며 연면적 2083㎡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센터에는 평화라운지와 전시체험관, 공연장, 하나센터 등이 들어섰다. 탈북민의 지역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통일·북한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한편 평화·통일 교육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의회가 추경 심사를 앞두고 반환공여지에 조성된 시설을 직접 점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예산서에 나타난 수치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향후 예산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경기도의 2026년도 제2회 추경안 심사에서는 결국 ‘재정 절감’과 ‘정책 효과 유지’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세입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획일적인 삭감으로 필요한 정책까지 위축될 경우 주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와 지역 균형발전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도의회가 성과가 있는 사업에 대한 일괄 삭감을 경계하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대한 도비 지원 확대를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향후 본격적인 추경안 심사에서는 개별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 집행 가능성은 물론 도와 시·군의 재정 부담까지 종합적으로 따지는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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