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선 군수 ‘규제지도’ 공개, 산업 입지 완화 촉구
[이코노미세계] 경기 동부의 대표적인 친환경 지역으로 꼽히는 양평군이 ‘과도한 규제’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50여 년간 이어진 중첩 규제가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진선 양평군수가 규제 실태를 정면으로 제기하며 개선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전 군수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평군 규제 현황을 설명하며 “막연한 호소가 아닌 데이터와 근거로 규제의 실체를 드러내겠다”고 밝혔다.
양평군은 팔당댐 건설 이후 약 50년간 수도권 식수 보호를 위한 각종 환경 규제를 받아왔다. 문제는 규제의 ‘중첩성’이다.
군 전체 면적 877.82㎢ 전역이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된 데 더해,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이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
이들 규제를 합산한 면적은 3,515㎢로, 실제 행정 면적의 약 4배에 달한다. 규제 강도 역시 경기도 내 최상위 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규제는 지역 경제 전반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공장 설립과 확장, 연수시설 및 학교 입지까지 제한을 받으면서 양평을 떠나고 있다. 과거 지역을 대표하던 기업들조차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하고 타 지역으로 이전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 결과 일자리 감소와 청년 인구 유출,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다.
전 군수는 “군민의 재산권 행사에도 어려움이 크고, 대규모 개발사업은 물론 산업단지 조성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지역의 미래까지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양평군이 내놓은 대응책은 ‘규제지도’다. 이는 군 전역에 적용된 각종 규제를 데이터로 정리해 시각화한 것으로, 주민과 정책결정자가 한눈에 규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자료다.
기존에는 규제의 복잡성과 중첩 구조로 인해 체계적인 이해가 어려웠지만, 이번 지도 제작을 통해 규제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양평군은 규제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같은 섬강을 끼고 있음에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강원도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제가 양평에는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동일한 환경 조건임에도 지역에 따라 규제 강도가 달라지는 ‘불균형 규제’ 사례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 군수는 “환경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간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평군은 특히 산업 입지 관련 규제 완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공장 및 공업용지 조성 면적 기준을 완화해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환경 보전과 산업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군수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인내해 온 희생이 지역 정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사람과 산업,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규제 개선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과제다. 수도권 식수 보호라는 국가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중앙정부와의 협의, 법령 개정, 사회적 합의 등 복합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양평군은 군민과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정책 제안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 군수는 “앞으로도 군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며 규제 개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평군이 내놓은 ‘규제지도’는 단순한 행정 자료를 넘어, 지역의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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