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경제·관광 삼박자를 갖춘 ‘K-로컬 페스티벌’

[이코노미세계]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맥주잔치가 어떻게 시민들의 삶과 도시의 경제를 바꾸고 있을까.” 오는 주말, 의정부 민락2지구 로데오거리 광장이 황금빛 맥주 향과 사람들의 환호로 물든다. ‘제4회 민락맥주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니다. 맥주와 음식, 공연, 체험을 매개로 지역경제와 시민 공동체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락맥주축제는 처음부터 대규모 이벤트가 아니었다. 상인들이 모여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시작한 소규모 거리행사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해마다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의정부시와 민락2지구상가번영회, 의정부도시공사가 공동 주최·주관하며, 명실상부 지역 대표 여름 축제로 성장했다.
김동근 의정부 시장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흥행이 보증된 축제라 벌써부터 기대된다”며 “시민들이 가족·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문화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참가해 개성 있는 수제맥주부터 글로벌 인기 브랜드까지 선보인다. 축제 현장 곳곳에는 지역 맛집과 푸드트럭이 자리해 치킨, 피자, 수제버거, 의정부 명물 부대찌개 등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이 시민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뿐만 아니라, 공연 무대에서는 인디밴드와 지역 예술단체가 참여해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어린이와 청년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시민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이 전시·판매되는 플리마켓도 마련된다. 축제장이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세대와 세대를 잇는 문화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역 상권 활성화를 겨냥한 ‘페이백 이벤트’다. 축제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하면 지역 내 상가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비가 축제장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상권으로 확산되도록 설계됐다.
축제를 앞두고 만난 시민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민호(34·민락동) 씨는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이런 글로벌 분위기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작년에 친구들과 왔다가 올해는 가족과 함께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진(42·호원동) 씨는 “아이와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저녁에는 남편과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문 축제”라고 강조했다.
문화경제학자인 한양대 ○○ 교수는 “민락맥주축제는 단순한 ‘음식축제’가 아니라 도시가 자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문화 브랜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시민 주도의 참여와 지역 상권 연계 모델이 성공한다면, 이는 전국 지자체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축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교통 혼잡 문제, 쓰레기 처리, 소음 민원 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친환경 컵 사용 의무화, 청년 자원봉사단 운영, 교통통제 대책 강화 등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동근 시장은 “민락맥주축제를 지역 상권 활성화뿐 아니라, 의정부의 문화 정체성을 담은 대표 브랜드 축제로 육성하겠다”며 “나아가 경기 북부 관광산업과 연계해 전국적 명성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락맥주축제는 단순한 맥주잔치가 아니다.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의 소통을 이끌며, 도시의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축제를 통해 도시의 활력이 살아나고, 의정부가 ‘맥주와 문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곧 지역축제가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여준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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