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10년 넘게 멈춰 서 있던 북오산의 핵심 거점이 마침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개발 공백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세교터미널 부지가 공공의 손으로 넘어오면서, 오산시 도시 공간 구조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오산시는 6일 세교동 585번지에 위치한 세교터미널 부지(면적 2만2897㎡)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최종 매입 완료했다고 밝혔다. 총 매입금액은 515억 원으로, 지난해 5월 계약 체결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분할 납부 방식으로 절차가 마무리됐다.
이번 매입은 단순한 토지 확보를 넘어, 장기간 방치돼 온 북오산권 도시 공간을 공공 주도로 재편하겠다는 정책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교터미널 부지는 세교지구 1단계 택지개발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다섯 차례 분양이 추진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교통 요충지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업성 불확실성과 경기 여건, 민간 투자 위축 등이 겹치며 장기간 미매각 상태로 남았다.
문제는 이 공백이 단순한 미개발 부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마역과 국도 1호선에 인접한 이 부지는 북오산과 외곽 지역을 잇는 전략적 연결 축에 위치해 있다. 도시 확장과 기능 재편의 핵심 거점이 오히려 도시 성장을 가로막는 ‘빈 공간’으로 남으면서, 북오산권 전반의 발전 속도도 함께 정체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지역사회에서는 “입지는 좋은데 방향이 없었다”, “민간에만 맡기기엔 너무 중요한 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오산시가 이번에 선택한 해법은 명확했다. 더 이상 민간 분양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공이 직접 토지를 확보해 도시의 방향을 설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세교터미널 부지를 공공이 매입함으로써, 개발 시기와 기능 구성, 공간 활용 방식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민간 사업성 논리에 따라 개발 여부가 좌우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도시 전체의 균형과 공공성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정책적 전환으로 읽힌다.
실제로 이번 매입은 북오산권 도시 기능을 체계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시는 이 부지를 북오산의 새로운 중심 거점으로 육성해, 생활·교통·경제 기능이 집적된 성장 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매입된 부지는 향후 오산도시공사에 현물 출자돼, 도시공사를 중심으로 한 복합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주거·업무·상업 기능은 물론, 문화·생활 복합시설과 생활 SOC가 결합된 형태가 검토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연계 인프라와의 결합은 이 부지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교통 접근성이 강화될 경우 인근 지역 유동 인구 증가, 상권 활성화,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515억 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은 시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향후 개발 과정에서 추가적인 투자 재원 확보도 필요하다. 또한 공공 주도의 개발이 자칫 속도 조절 실패나 행정 절차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또 다른 ‘유휴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공공이 도시의 방향을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만큼, 구체적인 개발 로드맵과 단계별 추진 전략, 시민 체감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세교터미널 부지 매입은 단순한 토지 확보가 아니라, 공공이 도시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겠다는 전환 선언”이라며 “장기간 방치됐던 공간을 시민의 삶이 모이는 북오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차근차근 재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교터미널 부지 매입은 한 도시가 유휴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보여주는 사례다. 민간에 맡겨진 ‘기다림의 시간’을 끝내고, 공공이 직접 도시의 키를 잡은 오산시의 실험이 북오산권의 새로운 성장 서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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