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국 최초의 시도가 경기도 용인특례시에서 나왔다.
용인시는 시 관내 초·중·고 195개 학교의 통학로 도로 상태, 경사도, 시설물 배치, 제설 장비 설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맞춤형 학교 제설지도’를 제작해 30일 공개했다.
이번 제설지도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올 초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교 주변 도로의 기울기, 통학 동선, 취약 구간 등을 면밀히 파악해, 눈이 오기 전 ‘학교별 제설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데서 출발했다. 이후 시는 약 6개월간 현장 조사와 행정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학로 실태를 시각화한 지도를 완성했다.
이번 제설지도에는 초등학교 107곳, 중학교 53곳, 고등학교 32곳, 특수·대안학교 3곳 등 총 195개교 통학로 현황이 담겼다. 지도의 핵심은 단순 위치 안내가 아니라 도로 여건에 따른 ‘제설 우선순위 체계’다.
각 학교 지도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이 포함됐다. △통학로 길이 및 도로 폭 △경사도 및 미끄럼 우려 구간 △열선 및 염수 분사장치 설치 여부 △캐노피(보행자 가림막) 존재 여부 △학교 진입 동선 및 차량 통행 밀집 구역 등이다.
지도에는 제설작업 노선도가 함께 표기돼 폭설 시 제설차, 제설기, 인도 제설용 장비가 어느 경로로 동시에 투입될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폭설 시 교통 집중 구간과 빙판 위험구간을 선제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용인시는 지난 2022년 겨울부터 도로뿐 아니라 인도 제설까지 포함한 제설 인프라 체계화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이상일 시장은 “학교, 병원, 대중교통 주변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은 차도보다 인도 제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시는 즉각 인도 제설기 9대를 도입해 2023년 1월부터 전국 최초로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장비는 27대까지 늘었다.
이번 제설지도 구축은 이러한 정책적 흐름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시는 이미 학교 주변 도로 195곳에 제설함을 배치했으며, 통학로 보행구간에도 별도 투입장비를 지정해 폭설 즉시 운영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완비했다.
용인시는 이번 제설지도를 시청뿐 아니라 3개 구청과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도 배포해, 폭설 시 제설책임기관별 즉각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시는 오는 12월 15일 교장·학부모·행정 담당자를 대상으로 학교 제설지도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시는 이번 제설정보 외에 CCTV, 횡단보도, 비상벨 등 교통·안전시설까지 포함한 ‘통합 학교 안심 지도’ 제작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폭설·야간·안전 취약지역 대응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겠다는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그동안 눈 오면 아이가 미끄러질까 불안해 직접 차로 데려다준 날이 많았다”며 “학교별로 제설 계획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장 투입 인력 부족, 야간 폭설 대응, 제설장비 운영 숙련도 등은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이번 제설지도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행정이 먼저 준비하는 시스템 행정의 사례”라며 “지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폭설이 왔을 때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청뿐 아니라 구청, 읍면동까지 함께 책임을 나누고 현장 매뉴얼화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용인특례시의 ‘맞춤형 학교 제설지도’는 단순한 행정문서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도시행정이 시민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관련 정책 확산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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