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찾은 시장 “행정이 할 수 있는 대응 점검”
[이코노미세계] 설 명절을 하루 앞둔 시점, 지역 경제의 온도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다. 명절 특수를 기대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현장은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 겹치며 상인들의 표정은 무거웠고, 시민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이 같은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신상진 성남시장이 발걸음을 옮겼다. 신 시장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지역 내 주요 시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체감경기를 점검했다. 이번 현장 행보는 단순한 방문을 넘어,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읽힌다.
성남시는 전국적으로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균형 있게 발달한 도시로 꼽힌다. 모란시장과 같은 대형 전통시장은 물론, 아파트 단지 인근의 소규모 상가 시장까지 다양한 형태의 상권이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권 구조는 지역 경제의 기반이자 시민 생활과 직결된 중요한 축이다.
그러나 올해 명절을 앞둔 시장 분위기는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신 시장이 방문한 하대원시장, 성호시장, 남한산성시장, 은행시장, 중앙공설시장, 코끼리시장, 돌고래시장 등 주요 시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상인들은 “명절이면 손님들로 북적이던 시절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소비는 줄어들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더욱 위축시키고, 이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일부 상인들은 “예전에는 명절 한 철 장사로 한 해 절반 매출을 벌었지만, 지금은 하루 매출이 평소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 그친다”며 체감경기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기반 역할을 한다. 주민 간 교류가 이뤄지고, 지역 경제가 순환하는 중요한 생활 인프라다.
특히 성남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형 유통시설과 온라인 쇼핑의 확산 속에서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일정한 역할을 유지해왔다. 이는 지역 밀착형 소비 구조와 생활 편의성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소비 패턴 변화와 경기 둔화가 겹치며 상황은 급변했다. 온라인 소비 확대, 대형마트와의 경쟁,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된 상인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지속적인 침체’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다. 이는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상진 시장은 이번 현장 방문에서 단순한 격려를 넘어, 정책적 대응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상인들과의 대화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볍게 넘기지 않겠다”며 “시민과 상인 모두가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도록 행정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의례적 발언을 넘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명절이라는 특수한 시기에도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은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시사한다.
현재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기적인 경기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정책 역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으로 ▲지역화폐 활성화 ▲주차·접근성 개선 ▲디지털 전환 지원 ▲청년 상인 유입 확대 ▲특화시장 육성 등이 거론된다.
특히 지역화폐는 소비를 지역 내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전통시장 활성화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한 판매 채널 확대, 배달 서비스 도입 등도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된다.
또한 상권별 특성을 살린 차별화 전략 역시 중요하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와 체험이 결합된 공간으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신상진 시장의 시장 방문은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민생 중심 행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장 행보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없다면 현장의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의 뿌리인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행정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상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확인된 성남 지역 시장의 현실은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전국적인 골목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시민과 상인이 함께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성남시의 선택이 향후 지역 경제의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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