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지원 통해 합법적 사용 전환 길 열어
시민 불편 줄이고 도시관리 체계 정상화 기대
[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가 장기간 사회적 논란이 이어져 온 생활숙박시설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병점역 인근 생활숙박시설의 오피스텔 전환을 승인하면서 단순한 행정처리를 넘어 시민 재산권 보호와 도시관리 체계 정상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선도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생활숙박시설은 본래 관광객과 단기 체류자를 위한 숙박시설로 도입됐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아파트와 유사한 구조를 갖춘 탓에 상당수가 주거용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주택이 아닌 숙박시설로 분류되면서 전국적으로 수많은 수분양자와 건축주들이 제도적 혼란 속에서 불안정한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가운데 화성특례시가 생활숙박시설의 합법적 사용 전환을 적극 지원하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은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급부상했다. 호텔과 오피스텔의 중간 형태를 띠는 생활숙박시설은 청약 규제를 받지 않고 전매 제한도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수도권 역세권과 관광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급증했다.
문제는 공급 당시 상당수 분양 광고가 사실상 주거 기능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실제 수분양자 상당수는 생활숙박시설을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했지만, 관련 법령상 생활숙박시설은 숙박업 운영이 원칙이다. 따라서 주민등록 전입이나 장기 주거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법적 분쟁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건축주들은 숙박업 등록 의무를 부담해야 했고, 입주민들은 실제 생활공간으로 사용하면서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였다.
국토교통부 역시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해 왔다. 생활숙박시설이 제도 취지와 달리 사실상 주거시설로 사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 주택정책 간 충돌이 발생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단속과 계도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생활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제도 정상화에 나섰다. 핵심은 기존 생활숙박시설을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현실을 반영해 합법적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생활숙박시설은 크게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다. 첫 번째는 본래 목적에 맞게 숙박업 신고를 통해 적법하게 운영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오피스텔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해 합법적인 사용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정부 정책 발표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응 방안을 검토했지만 실제 성과를 만들어낸 사례는 많지 않았다. 생활숙박시설마다 건축 구조와 주차장 확보 기준, 소방시설, 건축 관련 규정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성특례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숙박시설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건축주와 이해관계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왔다. 숙박업 신고 절차부터 용도변경 가능성 검토, 각종 인허가 절차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컨설팅을 지원하며 제도 정착을 유도했다. 행정기관이 단순히 규제기관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문제 해결의 동반자로 나선 것이다.
이번에 용도변경 승인을 받은 병점역 우남퍼스트빌스위트는 진안동에 위치한 생활숙박시설이다. 건축 규모는 지하 5층, 지상 15층, 1개 동, 총 134실이다. 건축주는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전환하기 위해 화성특례시에 용도변경을 신청했고, 시는 관련 법령과 행정절차를 검토한 뒤 최종 승인했다.
이번 승인의 의미는 단순히 건물 용도를 변경한 데 그치지 않는다. 가장 큰 변화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다. 그동안 생활숙박시설의 주거 사용은 지속적으로 단속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일부 시설은 시정명령을 받거나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오피스텔 전환이 완료되면 이러한 행정적 위험 부담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건축주와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재산권 행사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또한 금융기관 대출과 자산 가치 평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법적 지위가 명확해질 경우 거래 안정성이 높아지고 시장 신뢰도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생활숙박시설 문제는 단순한 건축 행정 사안이 아니다. 시민 재산권과 도시계획, 주택정책, 지역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다.
만약 모든 생활숙박시설을 원칙대로 숙박시설로만 운영하도록 강제할 경우 상당수 수분양자는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무분별한 주거 사용을 방치하면 도시계획 체계와 주택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화성특례시가 추진하는 방식은 이러한 딜레마를 현실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용도변경이 가능한 시설은 전환을 지원하고, 숙박시설로 유지해야 하는 시설은 합법 운영을 돕는 방식이다.
특히 화성특례시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 확장으로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생활숙박시설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향후 도시관리 정책의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으로 생활숙박시설은 수만 실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 제주, 강원 등 관광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성특례시 사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생활숙박시설 지원센터 운영과 맞춤형 컨설팅 방식은 향후 전국적인 정책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여론에 따르면 생활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령 해석과 절차 안내, 이해관계자 조정 등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화성특례시는 앞으로도 관내 생활숙박시설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별 시설 특성에 맞는 상담과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시민 재산권 보호와 건축물의 적법 사용을 유도하고, 불법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적극행정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화성특례시의 이번 사례는 생활숙박시설을 둘러싼 오랜 갈등을 해소하는 출발점이자, 시민 재산권 보호와 합리적 도시관리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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