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검증·노동안전·복무기강 모두 ‘미흡’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노동행정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가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났다. 노동복지센터의 성과관리 부실, 특정 사업에 편중된 예산, 공공기관의 복무기강 해이까지 복합적인 문제가 한꺼번에 제기되며 정책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정하용 의원은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노동국 및 킨텍스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노동행정 전반의 관리·감독 실패를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노동복지센터의 운영 실태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해당 센터는 매년 수천 건의 노동상담 실적을 보고해왔지만, 정작 이를 입증할 증빙자료는 단 한 건도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성과를 입증할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예산이 집행되고 실적이 인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를 넘어 관리감독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공공 위탁사업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노동복지센터가 수행하는 상담·지원 기능은 취약 노동자를 위한 핵심 서비스인 만큼, 실적의 신뢰성과 정책 효과 검증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노동복지센터를 둘러싼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위탁기간 종료 이후에도 기존 수탁기관이 시설을 계속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 확인되며 행정 공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 이전 수탁자인 민주노총 경기도본부는 위탁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81일째 시설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부담도 적지 않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사용료 추징금 9,430만 원에 더해, 무단 점유 기간에 대한 변상금까지 포함하면 총액이 1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 의원은 “이는 단순한 계약 문제를 넘어 행정의 공백 상태를 방치한 결과”라며 “신속한 퇴거 조치와 함께 책임 있는 행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국 예산 구조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주 4.5일제 시범사업에 대한 과도한 예산 집중이 정책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도 노동국 전체 예산 233억 원 가운데 83억 원이 근로시간 단축제도, 즉 주 4.5일제 사업에 투입되면서 전체의 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예산 구조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산업재해 발생 수준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노동안전 관련 예산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산업재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안전 예산을 줄이고 근로시간 단축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의 심각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사업의 효과성 검증도 미흡한 상태다. 중도포기율, 근로자 만족도, 참여기업 지속률 등 핵심 지표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 없이 예산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경기도는 2026년도 본예산에 해당 사업을 약 200억 원 규모로 확대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정책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예산만 확대하는 것은 재정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동안전 예산 재배분과 객관적 평가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내부 통제 문제도 함께 드러났다. 킨텍스에서는 직원의 반복적인 복무규정 위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특별감사 결과, 해당 직원은 ‘중징계’ 권고를 받았음에도 출장 시 복명 절차를 팀장 구두 보고로 대체하는 등 형식적인 관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기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의 기강 해이와 내부통제 미흡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조직 전반에 대한 관리체계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신뢰는 투명성과 책임성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내부 문제가 아니라 도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단일 사안이 아닌 노동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과관리 부실, 위탁사업 관리 공백, 예산 편중, 공공기관 기강 해이 등 각기 다른 문제들이 공통적으로 ‘관리·감독 부재’라는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노동정책은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행정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 또한 크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단순 지적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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