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회에서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장기간 거주한 입주민들이 임대기간 종료 후 급등한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퇴거 위기에 놓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청약통장 사용으로 향후 공공분양 기회까지 제한되는 구조가 겹치면서 “주거 사다리가 아니라 주거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속 유호준 의원은 12일 열린 제390회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GH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경기도 차원의 실질적 금융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도민의 보편적 기본권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를 지향하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권”이라며 “현재의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 제도는 도민의 주거안정을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주택은 일정 기간 임대로 거주한 뒤 우선 분양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무주택 서민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과 금리 부담이 맞물리면서 현실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특히 임대기간 종료 시점의 가격 급등 문제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간 LH와 GH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임대 종료 시점에 주택가격 상승 속도가 임금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입주민 상당수가 분양대금을 감당하지 못해 장기간 거주했던 집에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주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공공임대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10년 동안 거주했지만 결국 분양을 포기했다”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초기 입주 당시에는 분양전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계약 종료 시점에 수억 원 이상 상승한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고금리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유 의원은 또 다른 구조적 문제로 ‘청약 기회 박탈’을 언급했다. 분양전환형 공공임대 입주 과정에서 이미 청약통장을 사용한 입주민들은 이후 다른 공공분양 주택 청약에서 사실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입주민들은 결국 분양전환에도 실패하고, 이후 공공분양 기회까지 제한되는 이중의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차원의 제도 개선과 금융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이상원 의원이 제안한 정책 대안을 언급하며 ▲분양전환 가격 산정방식 개선 ▲주거안심 브릿지 금융 도입 ▲지분적립형 주택 전환 등을 주요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유 의원은 금융지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분양전환 가격은 감정가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금융지원이 집값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현재 경기도의회에서는 ‘경기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대출이자 지원 조례안’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조례안은 공공임대 입주민들이 분양전환 시 금융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 의원은 “이는 도민의 안정적인 주거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정책적 장치”라며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주택 공급 정책을 넘어 공공임대의 본래 목적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 공급 확대뿐 아니라 분양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제도적 장벽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분양전환형 공공임대의 구조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 제도는 입주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로 주거 안정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가격 급등 리스크를 입주민 개인이 모두 부담하는 방식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던 시기 공급된 단지들의 경우 분양전환 시점에서 입주민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분적립형 주택 모델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초기에는 일부 지분만 취득하고 장기간에 걸쳐 추가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재정 부담과 제도 정비 문제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유 의원은 발언 말미에서 “경기도가 도민 삶의 기반인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번 조례안이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니라 도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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