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시흥시가 반려동물 장례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장묘시설 설치를 추진하면서 관련 정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장례시설 부족 문제와 장례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시흥시의회는 10일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공설동물장묘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관련 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이번 논의는 반려동물 장묘 문제를 공공 영역에서 다루기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간담회는 조례 대표발의 의원을 중심으로 시흥시 관련 부서와 수의사회, 동물보호단체, 반려동물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공설 장묘시설의 필요성과 운영 방식, 사용료 기준 등 다양한 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최근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례 문화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은 지역별 편차가 크고 시설 수가 부족해 많은 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시설 접근성이 낮아 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거나, 민간 장례시설의 높은 비용 부담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공이 직접 장묘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설 장묘시설은 장례 비용 안정화와 시설 관리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흥시 역시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에 따라 장묘시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시의회가 제도 마련에 나섰다는 점은 지역 반려동물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간담회에서 시흥시 동물 관련 부서 관계자는 공설 장묘시설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시흥시는 개발제한구역이 많아 장묘시설 설치 과정에서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민간보다 공공이 주도적으로 시설 설치를 추진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설 장묘시설은 지역 내 무분별한 장례시설 난립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민들에게 일정 수준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장례 절차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간담회에서는 장묘시설이 설치된 이후 운영 방식과 사용료 기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특히 동물 보호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나 자원봉사 단체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이용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동물 보호 활동에 기여하는 단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또한 화장 방식 중심의 장례뿐 아니라 수분장 등 다양한 장례 방식을 도입해 시민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러한 방식은 친환경 장례 문화 확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부 참석자들은 전북 임실군의 공설 반려동물 장묘시설 운영 사례를 참고해 시흥시만의 모범적인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실군은 공공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장례시설을 통해 지역 주민과 반려인들의 호응을 얻은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의원은 공설동물장묘시설 설치를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시설 설치를 위한 타당성 용역과 국·도비 예산 확보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례 제정을 통한 법적 근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설 위치와 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타당성 용역 결과를 토대로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이번 조례 제정은 실제 시설 설치를 위한 첫 단계이며 이후 예산 확보와 부지 선정, 시설 규모 결정 등의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지방정부의 반려동물 정책은 주로 유기동물 보호나 등록제 관리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려동물 의료, 교육, 장례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공설 장묘시설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정책이다. 이는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장례 과정에서도 존엄성을 지키려는 시민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시흥시의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조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례가 제정되면 타당성 조사와 예산 확보 등 후속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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