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개원 3개월을 맞은 안산시 전략연구원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안산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아이디어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는 연구”를 강조하며 전문가 네트워크와의 본격 협업에 들어갔다. 도시 성장의 방향타를 쥘 전략연구원은 이제 ‘실행력 있는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인적 진용도 갖춰졌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준비가 끝났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안산시 전략연구원의 개원 3개월 소회를 밝혔다.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전략연구원의 구체적인 활동과 방향성이 드러난 셈이다. 단순히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 발전의 실제 변화까지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안산 전략연구원은 2025년 봄 출범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정부들이 지역 싱크탱크를 활성화하는 흐름 속에서 안산시도 미래 성장 전략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연구원을 설립했다. 행정의 한계를 보완하고, 외부 전문가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민관협치 연구체계가 핵심이다.
“기존 시정 운영이 단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전략연구원은 장기적 도시의 방향을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연구원 설립을 기획한 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략연구원은 현재 도시공간 재편, 산업 전환, 인구 구조 변화 대응, 탄소중립 도시로의 이행 등 안산이 마주한 중·장기적 과제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 정책학, 산업경제, 사회복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문단으로 참여 중이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의 현안과 가능성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이디어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전략연구원이 단지 ‘책상 위 보고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략연구원은 실효성 중심의 연구 방식을 택했다. 기존 연구보고서 형태를 탈피해, 사업화 가능성이나 정책 연계도까지 함께 설계한다. 시는 이를 통해 행정 실행 단계에서 빠르게 반영 가능한 정책 패키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다.
“우리 동네 문제를 누가 가장 잘 알까요? 결국 지역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연구원이 그 목소리를 듣고 녹여낼 때, 정책은 살아 움직인다.” 전략연구원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로 연구원은 최근 지역 주민들과의 워크숍을 통해 안산형 기후위기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청년 일자리 연계사업, 지역 제조산업의 디지털 전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민 참여를 연구 설계 초기부터 반영하는 방식이다.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중장기 전략은 행정 수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전략연구원에 대한 이민근 시장의 발언은 눈길을 끈다. 단순한 ‘보고 받는 역할’을 넘어서, 연구원의 진행 상황을 직접 챙기고 SNS에 공유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이 시장이 글 말미에 남긴 문장은 시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와 참여를 요청하는 동시에, 연구원 활동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당부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시정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은 “연구는 시에서 흔히 소홀히 다루기 쉬운 영역이지만, 전략연구원이 실행까지 연결될 경우 시정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평가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구’라는 단어가 주는 느슨한 이미지와 달리, 안산시 전략연구원은 치밀한 준비와 실천을 통해 ‘도시 설계의 엔진’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행정의 외연을 넓히고, 시민과 함께 문제를 찾고 해법을 만드는 도시. 이민근 시장의 전략연구원 실험이 안산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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