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661명이 도전했고 그중 330명이 선택받았다. 11월 29일 안양아트센터 대극장. 무대 위에서 장학증서를 건네는 최대호 안양시장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객석의 공기는 뜨겁고 묵직했다. 꿈 하나 품고 긴 시간을 견뎌온 학생들과 그들을 지켜본 부모, 그리고 이 도시가 응원한 청년들의 미래가 이 순간 하나의 장면으로 모였다.
2025년 안양시 재능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었다. 한 명 한 명에게 증서가 전달되는 짧은 동작 속에는 노력·불안·희망·성장이라는 단어들이 겹겹이 드리워져 있었다.
올해 장학생 선발의 가장 큰 원칙은 공정성이었다. 성적·소득·재능·환경 등 배경 조건에 따라 기회가 제한되지 않도록 지원 과정이 세심하게 설계됐다. “장애도 환경도 상관없이 모두에게 열린 공정한 기회였다.” 최 시장은 행사장에서 이 문장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번 장학사업에서 처음으로 반영된 평가 기준 다양화, 환경 고려형 심사 제도, 지원자 사전 컨설팅제는 기존 공공 장학사업에서 제기돼온 ‘형식적 선발’ 문제를 보완했다.
장학제도의 변화는 의미가 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장학예산을 운영하지만, 성적 상위권으로 대상을 제한하거나 선발 과정이 행정 중심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양시는 올해 이를 넘어 교육 불평등 완화형 장학 운영 모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행사에 참석한 한 장학생 부모는 증서를 받는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에게 처음으로 ‘해냈다’는 감정을 주는 날이다.”
객석 곳곳에서 미묘하게 떨리는 호흡과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그 장면은 곧 한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덜어지는 순간이자 한 아이에게 사회가 보내는 믿음의 메시지였다.
최대호 시장은 29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에겐 포기하지 않은 이유였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이었다.” 증서가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몇 초 동안, 학생들의 지난 시간은 결과로,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은 비전으로 바뀌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로비에서는 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증서를 들고 환하게 웃었고, 부모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하며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최 시장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안양의 미래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이 무대 위에서 빛나는 사람들 안에 있다.” 그러면서 330명의 학생이 받은 장학금은 제도적 의미를 넘어 청년의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투자다.
그리고 이날의 박수는 그들을 향한 단순한 축하가 아니라, “우리는 당신을 기대한다”는 도시의 약속이었다고 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