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력·민간 협력으로 워케이션 경쟁력 높여야
[이코노미세계] 문화복지 정책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느냐보다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최근 경기도의회 결산심사에서 제기된 경기컬처패스와 경기북부 워케이션 사업에 대한 개선 주문은 단순한 예산 지적을 넘어 경기도 문화·관광 정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병숙 의원은 18일 열린 문화체육관광국 소관 2025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경기컬처패스의 이용 편의 확대와 경기북부 워케이션 사업의 차별화 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먼저 이 의원은 경기컬처패스 사업의 사용처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폭넓은 문화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컬처패스는 CGV와 롯데시네마, 티켓링크, 여기어때 등 다양한 문화·여가 플랫폼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도민들이 공연과 영화, 여행 등 문화생활을 보다 쉽게 누릴 수 있도록 한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그러나 문화 소비 형태는 빠르게 다양해지고 있다. 공연과 영화뿐 아니라 전시, 체험, 지역문화 콘텐츠 등으로 소비가 확대되는 만큼 사용처 역시 지속적으로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문화 향유 기회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이 실제 이용하는 다양한 문화시설과 서비스까지 이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결산심사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현재 경기컬처패스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한 다운로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한 방식이지만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게는 오히려 이용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공공서비스 대부분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지만, 모든 도민이 동일한 수준의 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문화혜택이 있어도 실제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의원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행정복지센터를 통한 종이형 티켓 발급 등 다양한 이용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히 종이 티켓을 제공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정책의 접근성을 높여 문화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자는 취지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목욕권이나 복지이용권 등을 종이 형태로 제공하면서 고령층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행정 효율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화복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이용 방식이 특정 세대에만 맞춰져 있다면 정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문화정책은 공급보다 접근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결산심사에서는 경기북부 워케이션 사업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워케이션을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 의원은 경기북부가 수도권과 가까운 뛰어난 접근성을 갖고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장점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숙박과 체류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관광상품이 아닌 경기북부만의 자연환경과 생태자원, 역사문화 콘텐츠를 연계한 특화형 워케이션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사업비 가운데 홍보예산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단순 광고보다 기업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실제로 직원 연수와 재택근무 프로그램에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전담인력을 통해 지속적인 기업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워케이션 사업은 관광 중심에서 산업과 기업 지원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단순한 관광객 유치보다 기업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더욱 커질 수 있다.
경기북부 역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DMZ, 역사문화자원 등 차별화된 관광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체계적으로 연결한다면 수도권 최고의 체류형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번 결산심사에서 제기된 두 사업은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문화정책은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며, 관광정책은 지역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은 단순히 집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경기컬처패스가 문화복지의 문턱을 더욱 낮추고, 경기북부 워케이션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대표 사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정책 설계와 현장 중심의 사업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이병숙 의원의 결산심사는 예산 집행 결과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가 이러한 제안을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면 문화복지 확대와 경기북부 관광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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