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격차 해소와 정책 신뢰도 제고 기대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교육정책의 방향을 바꿀 두 건의 조례안이 나란히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영재교육의 기회를 보다 공정하게 보장하고, 교육행정의 정책연구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김성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영재교육 진흥 조례안'과 '경기도교육청 정책연구용역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9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이번 조례 통과는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공교육의 형평성과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의미 있는 입법 성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교육 환경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학습 기회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교육정책 수립 과정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지역 간, 계층 간 교육격차 문제가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영재교육 분야는 우수한 교육 인프라와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기회가 집중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심과 농산어촌 지역 간 교육 여건 차이는 학생들의 잠재력 발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같은 재능을 가진 학생이라도 가정환경이나 거주지역에 따라 영재교육 프로그램 참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경기도교육청 영재교육 진흥 조례안'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담고 있다. 조례는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균형 있게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조례에는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영재 발굴 지원, 진로지도 및 멘토링 체계 구축,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체계 마련 등이 포함됐다. 이는 특정 계층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조례가 기존 영재교육 정책의 패러다임을 일부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동안 영재교육은 ‘선발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미 뛰어난 성과를 보인 학생을 선발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잠재력을 먼저 발굴하고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성장 중심 영재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조례 역시 ‘선 교육 후 선발’이라는 공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학습 경험을 제공한 뒤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첨단모빌리티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단순 지식 습득보다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교육정책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만 집중될 경우 교육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재학 중인 광역지자체다. 도시와 농촌, 신도시와 구도심이 공존하는 만큼 교육환경 격차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번 조례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 근거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단순히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누구나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는 향후 세부 시행계획과 예산 확보, 지역별 교육 인프라 구축이 뒤따를 경우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본회의에서는 영재교육 조례와 함께 '경기도교육청 정책연구용역 관리 조례 전부개정조례안'도 통과됐다.
정책연구용역은 교육청이 정책을 수립하거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외부 연구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연구를 의뢰하는 제도다. 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연구용역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거나, 유사 연구가 반복 수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연구용역이 예산 집행을 위한 형식적 절차로 활용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2019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영해 왔지만, 변화하는 정책 환경에 맞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의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재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 조례에는 연구용역의 심의 및 선정 절차, 연구 내용 변경과 철회 기준, 연구 결과 평가와 사후관리 체계 등이 새롭게 보완됐다. 이는 연구용역 추진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특히 연구 종료 이후 결과물의 활용도를 평가하고 후속 관리까지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무리 우수한 연구가 수행되더라도 정책에 반영되지 못하면 예산 투입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체계적인 평가와 환류 시스템이 마련되면 연구 결과가 교육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개정안은 바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연구용역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와 예산 낭비를 줄이고,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도민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성수 의원은 두 조례 모두 입법예고와 관계 부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두 조례 모두 입법예고와 관계 부서 의견 수렴을 통해 현장 의견을 신중히 반영한 만큼 교육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법 성과는 단순히 조례 2건이 통과된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영재교육에서는 교육 기회의 형평성을 확대하고, 정책연구 분야에서는 행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두 축의 개혁이 동시에 추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공공정책 가운데 하나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일과 정책 결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은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한다. 바로 더 나은 교육환경과 공정한 교육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경기도의회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두 조례가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제도의 완성은 입법이 아니라 실행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도교육청의 후속 조치와 정책 집행 과정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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