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주말. 오산역 광장에 들어선 ‘오!해피 산타마켓’은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로 붐볐다. 푸드트럭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한 음식 냄새, 조명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 재즈 공연에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미끄럼 썰매를 타며 겨울을 먼저 맞았다. 한파가 오기 전이지만 광장은 이미 크리스마스로 채워져 있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춥지 않은 주말, 오산역 광장 오!해피 산타마켓은 시민들의 웃음과 설렘으로 따뜻하게 빛나고 있다”며 “멀리 가지 않아도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해피 산타마켓’은 단순한 프리마켓이 아니다. 음식, 버스킹 공연, 참여형 콘텐츠, 아이들 체험형 공간까지 결합한 복합형 로컬 윈터페스티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 박모 씨(38·오산세교동)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선 멀리 가지 않아도 이런 축제가 있다는 게 정말 좋다”며 “서울이나 용인까지 가야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집 근처에서 누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은 기대와 관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 푸드트럭 운영자는 “초기라 매출이 들쭉날쭉하지만, 행사장이 점차 알려지면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시마다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리지만, 상당수는 특정 공간·특정 계층 중심에 머물렀다. 반면 오산의 이번 행사처럼 도심 생활권 중심형 축제는 시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최근 전국적으로 ‘로컬 플랫폼형 축제’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카페·상권 유입 증가, 야간도시 활성화, 시민문화 주체 확대, 지역 정체성 강화 등이다. 이 같은 장점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행사 개최를 넘어 도시경영 전략으로서 축제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분석이다.
오산역 광장 역시 기존에는 단순 교통 거점에 가까웠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체류형 공간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축제의 효과는 단순 방문객 수나 SNS 언급량에 그치지 않는다. 진짜 질문은 다음이다. “지역 돈이 지역 안에서 돌고 있는가?” 오산시는 행사 운영 과정에서 외부 업체 중심이 아닌 지역 상인·로컬 크리에이터 참여 구조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체험 콘텐츠와 공연 역시 오산 기반 예술가 및 단체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경제 순환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산의 ‘오!해피 산타마켓’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 기준에 근접하는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오!해피 산타마켓’은 겨울 시즌 행사 중심이다. 그러나 이 축제가 앞으로 계절형 로컬마켓, 상시 운영형 문화공간으로 확장될 경우 오산의 도시문화 기반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그리고 축제는 인프라가 아니다. 하지만, 인프라보다 도시를 더 빠르게 변화시키는 힘을 갖는다. 지금 오산역 광장에서 시작된 작은 겨울놀이터가 앞으로 도시 이미지, 시민 일상, 지역경제 시스템을 바꾸는 축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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