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평택시가 지역경제 충격 최소화를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품고 있는 평택시는 노조 파업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 산업과 상권, 시민 생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선제 대응에 돌입했다.
평택시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상황 대응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 협상 상황과 이에 따른 지역사회 영향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삼성전자 노사 간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노조 측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지역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선 파업에 따른 집회 가능성과 시민 안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는 질서 유지와 교통 관리 대책을 집중 점검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과 물류 이동 차질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집회 신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협력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물류와 인력 이동이 매우 중요한 만큼, 집회 장기화가 시민 불편과 산업 운영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평택시는 무엇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과 운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택캠퍼스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이자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이다. 캠퍼스 건설과 관련한 인력·장비·자재 이동이 위축될 경우 지역 상권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 평택지역은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다. 캠퍼스 인근 음식점과 숙박업소, 자재업체, 운송업체 등은 삼성전자 공장 운영과 건설 일정에 따라 매출 변화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노사 갈등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건설 현장 운영 상황과 지역 상권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건설 일정 지연으로 지역경제 위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 확대와 지역화폐 인센티브 상향, 소비 활성화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다.
지역 상인들은 삼성전자 관련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평택 고덕신도시 일대 상권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성과 함께 빠르게 성장했지만, 반대로 산업 상황 악화 시 소비 위축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까지 겹칠 경우 이중고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지역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비 진작 대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삼성전자와 연계된 관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에 대한 피해 가능성 점검에도 나섰다. 평택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와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어, 노사 갈등 장기화 시 협력업체 경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나 공정 지연이 발생할 경우 협력사 납품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중소 협력업체들은 대기업보다 위기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삼성전자와 연계된 지역 반도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해 발생 시 추가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한 상황 파악을 넘어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금융·행정 지원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평택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 노사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 전반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시는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인 ‘평택시 비상경제대책회의’ 기능도 확대해 삼성전자 노사 상황에 따른 경제 영향을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국제 정세 악화, 고환율·고금리 상황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 지역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상황이 평택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지역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동시에 특정 대기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외부 변수 발생 시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이성호 평택시 부시장은 “삼성의 위기는 평택의 위기”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기초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역경제 피해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평택시는 향후 삼성전자 노사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단계별 대응 수위를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 안전과 지역경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관계기관 협조 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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