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화성특례시가 인공지능(AI) 산업을 축으로 한 미래 도시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행정·도시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체계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방정부 주도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화성특례시는 24일 푸르미르 호텔에서 ‘MARS 2026 AI 투자유치 & 컨퍼런스’를 열고, AI 선도 도시로의 도약 비전을 공식화했다. 화성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내외 기업과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도시 단위 AI 산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 첫날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AI 전환은 더 이상 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주도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점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AI 산업은 단일 주체의 노력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성특례시는 기업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AI 전환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화성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AI 박람회를 개최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선제적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러한 정책 흐름은 이번 행사에서 ‘MARS 얼라이언스’라는 구체적 협력 플랫폼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MARS 얼라이언스’의 출범이다. IBM, 세일즈포스, SK텔레콤, NHN클라우드 등 글로벌 및 국내 주요 기업 19개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화성시와 함께 AI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 기술 실증, 데이터 활용 모델 구축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선언식에서는 시장과 기업 대표들이 공동 퍼포먼스를 통해 협력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이는 지방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손잡고 도시 단위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국 최초 사례로 평가된다. 기존 산업 정책이 기업 유치 중심이었다면, 이번 모델은 ‘협력 기반 공동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화성특례시는 2만6000여 개 제조기업이 집적된 국내 대표 산업 도시다. 이번 전략은 이 제조 기반을 AI로 재편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조연설에 나선 한국 IBM 대표 이수정은 “AI 전환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지능형 공급망 구축, 품질 예측 등 제조 전반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AI 도입 과정에서 겪는 비용과 인력 한계를 지적하며, 지방정부와 기업 간 협력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화성시가 추진하는 얼라이언스 모델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회식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미래 도시 비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AI 로봇이 무대에 등장해 인간과 교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간 중심 AI 도시’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AI 도시를 지향한다는 상징적 장치로 해석된다. 기술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산업 연계 기능도 강화했다.
행사 기간 동안 ▲투자유치 설명회 ▲스타트업 인베스트데이 ▲중소기업 지원 시책 설명회가 진행되며,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1대1 상담존도 상시 운영된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실질적인 투자 연계를 목표로 한 구조다.
또한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존이 마련돼 시민 참여도 확대했다. AI 기술을 산업뿐 아니라 생활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전문가들은 AI 도시 전환의 핵심 요소로 ▲데이터 신뢰성 ▲협력 생태계 ▲실증 환경을 꼽는다.
화성시는 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실증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통해 글로벌 AI 제조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제조 기반 도시라는 강점을 활용해 ‘실증 중심 AI 도시’ 모델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수정 대표는 “AI는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재설계”라며 “지방정부가 플랫폼 역할을 할 때 산업 전환 속도가 빨라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앙정부 중심이던 산업 정책에서 벗어나 지방정부가 직접 산업 전환을 주도하는 사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 도시가 AI를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는 다른 지자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화성특례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AI 실증 환경을 구축해 미래 도시 표준을 가장 먼저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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