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그동안 재활용 사각지대로 지적돼온 종이팩 분리배출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제도화된 정책으로 끌어올리며 ‘생활 속 실천’을 ‘도시 단위 자원순환 시스템’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용인특례시의회는 20일 열린 제3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윤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용인시 종이팩 재활용 촉진을 위한 분리배출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번 조례는 종이팩의 분리배출률을 높여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하고,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자원순환경제로의 전환과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구축이라는 정책적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종이팩은 우유팩, 음료팩 등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일반 종이류와 혼합 배출되는 경우가 많아 재활용률이 낮은 대표적 품목이다. 내부에 코팅된 재질 특성상 별도의 분리배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시민 인식 부족과 수거체계 미비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왔다.
이번 조례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을 담고 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행정 책임, 시민 역할, 시설 운영까지 전반을 체계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용인시는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도록 명문화했다. 동시에 시민은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에 협력하도록 규정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였다.
공동주택 관리주체 역시 분리배출 체계 구축과 운영에 참여하도록 역할이 명확히 규정되면서, 실제 생활 현장에서의 실행력을 강화했다.
이번 조례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일회성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매년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 계획에는 ▲목표 설정 ▲재원 조달 ▲이행실적 평가 등이 포함되며, 정책 추진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환경정책에서 흔히 발생하는 ‘단발성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된다. 정책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개선 방향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조례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담겼다. 대표적으로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설치 ▲전용 수거 비닐 배포 ▲공공청사·학교·병원 등 다량배출시설 수거체계 구축 ▲인식개선 교육 및 시범사업 추진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학교와 병원 등 다량배출시설을 중심으로 수거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정책 효과를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들 시설은 종이팩 배출량이 많고, 교육·홍보 효과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 대상 인식개선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 설계가 돋보인다. 현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공동주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도다.
조례는 공동주택이 종이팩 공공수거에 적극 참여할 경우, 관련 보조금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강제 규제보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유인형 정책’으로, 주민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재활용 정책에서 공동주택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전체 생활폐기물의 상당 부분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를 통한 참여 확대는 정책 성공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조례 제정으로 종이팩은 더 이상 ‘일반 쓰레기’가 아닌 ‘순환 자원’으로 관리될 기반을 마련했다. 그동안 낮은 재활용률의 원인이었던 혼합 배출 문제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입장에서는 분리배출 참여가 보다 쉬워지고, 행정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자원순환의 실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윤미 의원은 “이번 조례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을 도시의 자원순환 체계와 연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시민 참여는 쉬워지고 재활용 효과는 극대화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종이팩 하나를 따로 분리하는 행동은 작지만, 그것이 모이면 도시의 자원순환 구조를 바꾸는 힘이 된다. 용인시의 이번 조례는 환경정책의 방향이 ‘규제 중심’에서 ‘참여와 시스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도시의 지속가능성은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 실천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에서 출발한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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