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의 대표 공공 예술 창작기관인 경기창작캠퍼스가 예술가들의 창작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공간 혁신에 나섰다. 노후화된 레지던시 시설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창작·거주·교류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창작 거점을 조성함으로써 ‘아티스트 레지던시 2.0’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본부 경기창작캠퍼스는 최근 전문 예술가의 창작 공간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창작기회공간 조성 사업’의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조감도를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레지던시 공간을 리모델링해 예술가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총 32억4천만 원 규모의 국도비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올해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를 마친 상태이며, 올가을 공사를 시작해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대상 공간은 경기창작캠퍼스 내 창작스튜디오 1동과 2동 두 개 건물로, 전체 면적 1,316.67㎡ 규모다. 단순한 시설 보수에 그치지 않고 예술 창작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작업 방식까지 반영해 레지던시 사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창작과 생활이 동시에 가능한 거주형 레지던시 환경의 강화다.
그동안 경기창작캠퍼스 레지던시를 이용했던 예술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작업 공간과 별도로 쾌적한 거주 공간을 마련했다. 선감도라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장기 체류형 창작 활동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새롭게 조성되는 거주 공간에는 세탁기, 침대, 냉장고, 인덕션, 냉난방기 등 기본 생활 설비가 갖춰진다. 예술가들이 생활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이를 통해 최대 26명의 작가가 안정적인 생활 공간과 창작 공간을 동시에 제공받게 된다.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머물며 작업과 교류를 이어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를 강화한 셈이다.
창작기회공간 조성 사업의 또 다른 핵심은 예술가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확대다.
창작스튜디오 1동 1층에는 공유 주방과 휴게실, 피트니스룸 등이 마련된다. 입주 작가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협업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또한 창작스튜디오 2동 3층에는 공유 사무공간이 조성돼 작가들이 프로젝트 기획이나 연구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계에서는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공간이 창작 활동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한다. 과거 레지던시가 개인 작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협업 프로젝트와 집단 창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실 구성에도 새로운 변화가 도입된다. 대표적인 것이 ‘그룹 창작실’ 조성이다. 최근 예술계에서는 프로젝트 그룹이나 콜렉티브 형태의 협업 창작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개별 작업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동 작업이 가능한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또 입주 작가들이 상시적으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전시·발표 공간도 함께 조성된다.
작가들은 입주 기간 동안 언제든지 전시나 발표회를 열 수 있어 창작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시민에게 공개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완성된 작품을 촬영할 수 있는 공동 촬영실도 설치된다. 특히 목공 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위한 장비도 추가로 마련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경기창작캠퍼스는 이번 창작기회공간 조성을 시작으로 ‘아티스트 레지던시 2.0’이라는 새로운 창작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입주 작가의 장르를 다양화해 현대 예술 창작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한다.
또한 입주 작가를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창작 아카데미’를 활성화하고 작품 발표 기회를 확대하는 등 창작 활동 전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해외 레지던시와의 교류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국제 교류 작가 선정과 교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글로벌 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예술계와 지역 사회의 주요 이슈를 함께 탐색하는 프로젝트 레지던시 사업, 예술 시장과 연계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경기창작캠퍼스의 전신은 2009년 문을 연 경기창작센터다.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위치한 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이 공간은 국내 대표 공공 예술 레지던시 기관으로 성장했다.
개관 이후 지금까지 500명 이상의 국내외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단순한 레지던시 기능을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포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경기창작센터는 ‘경기창작캠퍼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공식 선언하며 공간과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경기창작캠퍼스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의미를 예술 창작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반 구축으로 설명한다.
지역문화본부 창작지원팀 황록주 팀장은 “이번 창작기회공간 조성 사업은 그동안 멈춰 있던 아티스트 레지던시 사업의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앞으로도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다양한 레지던시 연계 사업을 통해 예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창작캠퍼스가 추진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2.0’이 향후 국내 공공 예술 창작 공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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