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고양시민들의 숙원사업인 ‘인천2호선 고양연장’이 또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미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고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음에도, 정작 예타 결과 발표는 수개월째 지연되며 지역사회에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
올해 첫 회기에 들어선 고양시의회에서는 “이제는 기다림이 아니라 행동으로 답해야 할 때”라는 강도 높은 주문이 나왔다.
1월 23일 열린 제301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김희섭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의 조속한 확정과 추진을 고양시에 강하게 촉구했다. 김 의원은 “매일같이 시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 노선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 아니라 고양시민의 일상과 미래를 연결하는 철길”이라고 강조했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은 인천 독정역에서 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19.6㎞ 규모의 광역철도 사업이다. 고양시 구간에서는 테크노밸리와 킨텍스를 비롯해 일산 지역 주요 거점 6곳을 관통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교통 소외 지역으로 꼽혀온 탄현·중산 일대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은 인천2호선 고양연장이 가져올 변화를 구체적으로 짚었다. 우선 철도 접근성이 낮았던 지역의 교통 환경이 개선되고, 일산대교와 자유로 등 상습 정체 구간의 교통량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을 들었다. 출퇴근길마다 반복되는 정체로 고통받아 온 시민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이 노선은 K-컬처밸리,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 장항지구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경제자유구역 구상까지 아우르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철도 연장이 아니라, 고양시의 산업·문화·전시 기능을 하나로 묶는 도시 성장의 ‘동맥’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절차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정식 반영되며 탄력을 받았다. 이후 고양·인천·김포시가 공동으로 사전타당성조사를 수행했고, 2023년에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8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타에 착수하면서 사업은 순항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예타 결과 발표는 예정 시점을 훌쩍 넘겼고, 현재까지도 명확한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또 하나의 장기 표류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의 기대는 점차 피로감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시의회 안팎의 공통된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고양시의 역할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리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예타 통과를 끌어내기 위한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타 결과의 조속한 확정과 통과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양시가 처한 구조적 한계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양시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과 '지방분권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른 특수상황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 규제에 묶여 각종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김 의원은 “특별법 우선 원칙과 고양시의 특수성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부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타 통과가 끝이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김 의원은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가 지연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타를 통과해 놓고도 준비 부족으로 또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여러 광역철도 사업에서 반복돼 온 문제이기도 하다. 정치적 성과는 빠르게 홍보됐지만, 정작 실질적인 행정 준비가 미흡해 착공까지 수년이 더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고양시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김 의원은 발언 말미에 “고양시는 시민들의 호소와 기다림 앞에 이제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며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의 조속한 확정과 추진을 위해 고양시의회의 아낌없는 지원과 협조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인천2호선 고양연장 사업을 둘러싼 책임론은 한층 더 부각될 전망이다. 예타 지연의 원인이 중앙정부에 있다 하더라도,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과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2호선 고양연장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사업을 넘어, 고양시 행정의 추진력과 전략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미 충분히 기다렸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고양시는 이 기다림에 어떤 ‘행동’으로 답할 것인가.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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