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액자 만들며 삶의 기억과 희망을 기록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서부 해안에 위치한 대부도에서 문화예술이 어르신들의 삶을 어루만지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나무를 다듬고 액자를 만드는 단순한 목공 활동이었지만, 그 속에는 긴 세월을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서로를 위로하는 따뜻한 공감이 담겼다.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본부 경기창작캠퍼스는 6월 5일부터 총 5회에 걸쳐 문화 소외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무상 목공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안산시 단원구노인복지관과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대부도 지역 노령 인구층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당초 4회차로 계획됐던 교육은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1회가 추가돼 총 5회차로 확대 운영됐다. 교육은 안산시 단원구 선감로에 위치한 경기창작캠퍼스 목공실에서 진행됐으며, 참가 어르신들은 전문 예술가의 지도 아래 목공예술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은 고사목 등을 활용해 ‘나만의 액자’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교육은 경기창작캠퍼스 목공실 입주 예술인인 장태산 작가가 맡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나무를 직접 재단하고 다듬으며 목재의 질감을 느끼고, 그 속에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업 과정은 단순한 공예 활동을 넘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액자를 완성한 어르신들은 작품 속에 자신의 인생과 감정을 담아냈다.
특히 마지막 회차에서는 완성된 작품을 서로 소개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작품과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며 깊은 공감과 위로를 나눴다. 현장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문화 향유의 기회는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문화 기반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되기도 한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단순한 교육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참가 어르신들은 매주 교육에 참여하며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을 형성했다.
이번 프로그램이 열린 경기창작캠퍼스는 경기 서부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창작캠퍼스는 지난해 7월 약 2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마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안산 서부해안 대부도 인근에 위치한 이 공간은 예술가 창작 활동과 시민 문화 체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문화 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목공예뿐 아니라 전시, 공연, 예술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서부 지역은 문화시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경기창작캠퍼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문화예술 기관이 지역 주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기능할 때 문화 격차 해소와 지역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목공예술 교육 프로그램은 규모는 작지만 지역 문화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문화예술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지역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노년층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사회적 장치로 자리 잡고 있다.
대부도의 한 참가 어르신은 “처음에는 내가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직접 나무를 깎고 작품을 만들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은 나무 액자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 속에는 평생을 살아온 삶의 기억과 서로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함께 담겼다.
그리고 그 순간, 문화예술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사람의 삶을 위로하고 공동체를 연결하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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