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비는 그쳤지만 안심은 이르다.” 7월 19일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새벽까지 이어진 폭우로 화성시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지만,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지나간 데 대해 안도의 뜻을 표하면서도, 곧바로 시민안전을 위한 후속 점검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화성시 전역의 호우주의보는 해제됐다. 하지만 정 시장은 이를 ‘종료’가 아닌 ‘재점검의 시작’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다시 대비하고 점검해야 할 시간”이라는 말처럼, 그는 폭우가 채 가시기도 전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 시장이 찾은 곳은 동탄역 SRT 지하주차장. 최근 몇 년 사이 집중호우 때마다 저지대와 대형 주차장이 침수 피해에 취약한 것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크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잇따른 반지하 및 지하공간 침수 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정 시장은 “위험요소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그리고 이날 SRT 관계자들로부터 보수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당 지하주차장을 며칠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내일부터 며칠 간 지하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편하시겠지만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현장에서 “사고 우려를 사전에 제거하고, 시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겠다”며, 철저한 위험 예찰과 조기 대응을 약속했다.
이번 정 시장의 조치는 단순한 현장 방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거 많은 지방정부가 ‘사고 이후 대응’에 집중했다면, 화성시는 ‘사고 이전 예방’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 시장은 SNS를 통해 “앞으로도 위험 요소나 사고 우려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직접 현장을 확인하며 하나하나 챙기겠다”고 밝혔다. 일회성 방문이 아닌, 일상적인 현장점검을 통한 지속적 관리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간 정 시장은 ‘행정의 생활 밀착형 전환’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전문가 중심의 기술적 대응 외에도, 시민 소통과 현장 확인이 중요하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직접 발로 뛰는 행정을 실천해왔다.
이번 대응은 시민과의 소통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대다수 단체장들이 내부 회의나 언론 브리핑에 그치는 반면, 정 시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비상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 조치 사항까지 시민에게 직접 설명했다.
이런 ‘즉각적 공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는 지역사회 신뢰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신속한 정보 전달은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게시글에는 “시장이 직접 나서니 든든하다”, “현장 행정이 이렇게 중요한 줄 몰랐다”는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도 이어졌다.
안전행정 전문가인 이은정 한국지방정책연구원 박사는 “화성시처럼 단체장이 직접 현장을 찾고, 선제적으로 폐쇄 및 보수 조치를 결정하는 것은 재난 대응 행정에서 매우 바람직한 모델”이라며 “이번 조치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화된다면 화성시는 전국 자치단체 중 모범 사례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한 “폭우나 폭염, 태풍 등 기후재난은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며 “정책의 중심도 복구에서 예방, 대응으로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도 이번 조치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동탄에 거주하는 박지민(38) 씨는 “지하주차장 폐쇄는 분명 불편하지만, 사전에 위험을 막아준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며 “시장이 위험을 직접 점검하는 모습에서 신뢰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주민 모임인 ‘화성안전넷’ 관계자는 “이번처럼 소통과 현장 중심 행정을 계속한다면 시민과 행정 사이의 간극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명근 시장의 이번 SNS 메시지는 단순한 알림을 넘어, ‘행정 철학’을 드러낸 한 장면이다. 위험을 직접 보고, 안전을 시민에게 설명하며, 조치를 취한 다음에도 또다시 점검하겠다는 자세. 이는 ‘기록’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지방행정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
화성시는 이제 ‘불편함을 감내한 안전’을 시민과 함께 실현해가고 있다. 그 중심엔, 현장으로 향하는 시장의 발걸음이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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