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 통합형 임대주택으로 노후 삶의 질 높인다
[이코노미세계]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가운데, 고령자 주거 문제에 대한 해법이 ‘주택’과 ‘복지’를 결합한 통합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임대주택 공급을 넘어, 노후의 삶의 질과 사회적 관계까지 아우르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30일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25년 하반기 고령자복지주택 특화공모사업’에서 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 A3블록 통합공공임대주택 사업이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GH가 추진 중인 하남교산 A3블록 통합공공임대주택 1,100호 가운데 100호가 고령자 특화 주택으로 공급된다. 수도권 공공주택지구 내에서 고령자복지주택이 본격 도입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령자복지주택은 65세 이상 무주택 고령자를 대상으로, 무장애(Barrier-Free) 설계를 적용한 주거 공간과 사회복지시설을 함께 설치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문턱 제거, 안전 손잡이, 휠체어 이동을 고려한 동선 등 물리적 안전은 물론, 돌봄과 생활 지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고령자 주거 정책은 주로 ‘거주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독거노인 증가와 고령 빈곤,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화되면서, 단순한 주택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하남교산 사업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GH는 이번 사업에서 기존 고령자 주택과 차별화된 복지 모델을 제시했다. 하남시와의 협력을 통해 단지 내 사회복지시설을 단순 돌봄 중심이 아닌, 경제·문화·여가 기능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일자리 상담실과 공동작업장을 비롯해 버블세탁소, 카페라운지, 다목적실 등 복합 공간이 들어선다. 고령자들이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최근 고령자 정책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후 돌봄 비용 증가’라는 재정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하남교산 A3블록은 이러한 흐름을 실험하는 현장이 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A3블록이 고령자만을 위한 전용 단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단지는 청년, 신혼부부 등 다양한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통합공공임대주택으로 조성된다.
GH는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다. 고령자는 경험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 청년 세대는 돌봄과 일상 지원에 참여하는 상호 보완적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남교산 공공주택지구는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교통·생활 인프라와 함께 미래형 주거 모델이 시험되는 공간이다. 여기에 고령자복지주택이 결합되면서, 고령친화 도시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번 공모 선정으로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며 건강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세대 간 통합과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끄는 혁신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고령자복지주택의 성패는 건설보다 운영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시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복지기관, 민간 단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입주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원과 전문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남교산 A3블록 고령자복지주택은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닌, 초고령사회 한국의 주거·복지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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