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가 2040년을 내다본 도시의 청사진을 시민과 함께 설계한다. 시는 20일 고양시청 대회의실에서 ‘2040 도시기본계획 시민계획단’ 발대식을 개최하며 시민 주도 도시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시민계획단은 지난 5월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 86명으로 구성됐다. 교통, 도시, 문화복지관광, 민생안전, 환경생태 등 5개 분과로 나뉘어 활동하며, 실제 정책 수립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발대식에서는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직접 참석해 위촉장을 수여하고, 시민들과 함께 고양의 미래 비전에 대한 기대를 나눴다. 이 시장은 “행정 중심의 일방적 계획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시민이 도시의 주체가 되어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원대학교 이재수 교수가 ‘도시기본계획의 이해’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며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고, 시 도시정책과에서 도시계획 수립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각 분과별로 첫 토론이 이뤄졌으며, 시민들이 직접 바라보는 고양의 미래상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이번 계획단에 참여한 정진아(34·일산동구) 씨는 “평소 도시계획은 전문가나 공무원이 정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민 의견이 반영된다고 하니 신선하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육과 교통이 실질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형주(62·덕양구) 씨는 “20년 뒤의 고양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며 “환경분과에서 생태 보존 방안에 대한 현실적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재수 강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도시계획은 기술 중심에서 시민 수요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고양시의 시민계획단 운영은 향후 다른 지자체에도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직접 의견을 제안하고 정책이 그에 따라 수정되는 경험은 행정에 대한 신뢰 형성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40 고양 도시기본계획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이 아닌 ‘생활 중심 도시전략’을 표방한다. 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인구 변화, 교통 수요, 환경 이슈, 지역 불균형 등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시는 이번 시민계획단 활동을 총 3차례로 나누어 운영하며, 분과별 회의 결과를 종합한 뒤 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의 절차를 거쳐 금년 내로 경기도에 최종 승인 요청할 계획이다.
고양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시민계획단은 참여 자체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계획 반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며 “진정한 시민 주도 행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는 공간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쌓이고 공유되며 발전할 때 비로소 ‘도시’가 된다. 고양특례시의 이번 실험은 시민이 도시의 주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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