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파주시 문산자유시장을 찾았다. 점심으로 지역 특산물인 장단콩 두부전골을 맛본 뒤 참기름, 송편, 전 등 명절 음식을 직접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날 김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란다”며 도민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겉으로는 소탈한 민생 행보 같지만, 그 속에는 경기북부 지역 균형발전, 전통시장 활성화, 그리고 최근 고물가에 지친 서민 경제를 향한 메시지가 녹아 있다는 평가다.
김 지사가 찾은 문산자유시장은 단순한 전통시장을 넘어 경기북부 경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계선에 자리 잡은 파주는 접경지역 특수성과 함께 오랜 기간 낙후 문제를 안고 있었다. 특히 문산은 군사적 제약으로 산업 발전이 제한돼 ‘민생 현장’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단순한 명절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 지사가 추석 민심을 파악하는 동시에 ‘경기북부 균형 발전’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는 올해 초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단’을 가동하며 분도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시장 행보는 이러한 맥락에서 북부 주민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정치적 제스처로도 읽힌다.
시장 방문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장바구니 물가다. 김 지사가 직접 구입한 송편, 전, 참기름 등은 명절 밥상에 빠질 수 없는 품목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추석을 앞둔 9월 기준, 전통시장 주요 제수용품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7% 이상 올랐다.
도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곧 생활 안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김 지사의 행보가 단순히 ‘명절 장보기’가 아니라, 도민과 똑같이 물가를 경험하는 퍼포먼스였다는 점에서 정책적 메시지가 강조된다. 실제 경기도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를 결합한 할인행사를 지원하며 가계 부담 완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 명절 민심 행보는 흔한 장면이다. 그러나 김 지사가 보여준 메시지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소통 방식에 방점이 찍혀 있다. SNS를 활용해 자신의 발걸음을 실시간으로 알린 것도 눈에 띈다.
정치 전문가들은 “김 지사의 행보는 단순히 전통시장을 찾은 것이 아니라, 민생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제 행보’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경기지사가 가진 광역단체장으로서의 영향력은 내년 총선과도 맞물려 해석된다. 도민 생활과 직결된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은 ‘생활형 정치인’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이러한 행보가 단순한 퍼포먼스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경기도는 최근 ▲청년 창업·일자리 지원, ▲중소상공인 금융 지원,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원이 보여지지 않는다”, “체감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많다.
문산자유시장의 한 상인은 “도지사가 와서 반갑지만, 결국 장사 잘되는 게 중요하다”며 “대출 지원이나 점포 환경 개선 같은 실질적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물가가 계속 올라서 장보기 부담이 크다”며 “이런 자리가 단순 방문이 아니라 실제 대책으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연 지사의 추석 민생 행보는 경기북부 균형 발전, 물가 대책,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다층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도민이 원하는 것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다. 현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사진을 남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질적 예산과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