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비 절감·산업인재 양성·정주여건 개선 ‘삼박자 전략’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의정부시가 ‘교육이 곧 도시 경쟁력’이라는 기치 아래 대대적인 교육 혁신 드라이브에 나섰다.
의정부고·의정부여고가 교육부 공모사업 ‘자율형공립고 2.0’에 최종 선정되면서, 공교육 자율성 강화와 지역 인재 육성의 물꼬를 텄다. 더 나아가 산학 연계 특성화고,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 스포츠 비즈니스 특성화고 설립 등 다각도의 교육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의정부를 ‘대학가기·취업하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교육 투자가 단순한 교육 정책을 넘어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의정부고와 의정부여고가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자율형공립고 2.0’에 최종 선정됐다. 자율형공립고는 교원 인사·학사 운영·학생 선발에서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우수 학생 선발과 교장 공모제 도입이 가능하고, 조기 입학·졸업 등 학사 운영도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향후 5년간 총 10억 원을 지원하며, 의정부시는 매년 1억 원의 운영비를 별도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제 의정부 공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김동근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반가운 소식을 전하며 시민들과 성과를 공유했다.
의정부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를 병행한다. △경기북과학고 지역우수학생 할당제에는 2027학년도부터 의정부 중학교 졸업생 1015명을 우선 선발한다. 지금보다 34배 많은 학생이 지역 우수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산학연계 특성화고 확대에는 의정부공고와 경민IT고를 대상으로 협약형 특성화고를 추진한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연계하는 교육부 공모사업으로, 지역 기업과의 맞춤형 인재 양성이 핵심이다.
이어 △국제 바칼로레아(IB) 도입에는 초·중 8개 학교에 글로벌 인증 교육과정을 도입해 비판적 사고와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운다. 이는 지역 학생들의 해외 대학 진학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울러 △스포츠비즈니스 특성화고 설립에는 녹양동 종합운동장 내에 스포츠 마케팅·데이터 분석·재활 의료 등 스포츠 산업 전문 교육을 목표로 한다. 국내 최초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은 지역 학부모들의 오랜 고민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정부시는 진로·직업 체험센터를 운영한다. 전문 교사가 맞춤형 진학 컨설팅을 제공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학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의정부도시교육재단이 컨설팅을 맡아 공공의 역할을 강화한다.
또한 학생 전용 통학버스 운영은 민락·고산 지역 장거리 통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학부모 A씨는 “아이 등·하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사교육 시간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교육 투자는 단순히 학생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된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교육 인프라 확충은 중장기적으로 지역 부동산 가치, 기업 투자 유치, 청년 인구 정착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교육 투자 확대는 장기적으로 경기북부 균형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육특구 조성은 주변 학원가, 출판·교육 서비스 산업 등 연관 시장의 확대를 유도한다. 더 나아가 IB와 특성화고를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은 해외 교류와 국제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동근 시장은 “교육하기 좋은 도시가 곧 살기 좋은 도시”라며 교육정책을 도시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육복지 차원이 아니라 의정부형 도시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읽힌다.
지방소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교육 인프라는 청년층을 유입시키는 핵심 변수다. 특히 대학 진학과 취업을 동시에 고려한 교육정책은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을 막는 장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훈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율형공립고와 IB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경쟁력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의 질적 성장을 이끌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스포츠 산업 특성화고 설립은 신성장동력 창출과 맞물려 지방정부 주도의 교육-산업 결합 모델로 주목된다고 했다.”
이어 의정부시는 교육 투자를 통해 도시 정체성을 재편하고 있다. 자율형공립고 지정, 특성화고 확대, IB 도입, 스포츠 산업 연계 고교 설립 등 다층적 전략은 단순히 ‘교육하기 좋은 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교육 인프라를 매개로 한 지역 경쟁력 강화가 의정부를 경기북부의 대표 교육도시, 나아가 미래 성장 거점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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