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근 시장 “일자리와 더 나은 생활환경으로 연결”
[이코노미세계] 기업이 성장하면 지역의 일자리가 늘고, 개선된 도시 기반 시설은 다시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단순한 행정 지원의 관계를 넘어 도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돼야 하는 이유다.
화성특례시와 현대자동차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루기 위한 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국도 77호선 확장·포장 사업을 함께 추진한 데 이어, 앞으로도 기업 활동과 시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협력 사업을 지속해서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창환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만나 화성시와 현대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현대자동차는 세계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자 대한민국과 화성특례시의 자랑”이라며 “김창환 부사장과 우리 시와 현대차가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뜻깊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축하 서신도 전달됐다. 정 시장은 “김 부사장이 정 회장의 축하 서신을 직접 전해줘 차담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만남은 의례적인 기업인 접견을 넘어 화성시와 현대차가 그동안 쌓아온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고, 향후 동반성장의 방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지역 일자리와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화성시의 정책 방향이 다시 한번 제시됐다.
화성시는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연구·개발 시설과 생산 현장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산업과 인구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은 화성시의 산업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완성차 기업뿐 아니라 부품·소재와 연구·개발 분야의 기업들이 연결돼 지역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개별 기업의 경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고용과 상권, 교통, 주거 등 시민 생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은 내연기관 중심의 제조업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경쟁의 기준도 생산 규모에서 기술과 연구 역량, 인재 확보, 공급망 안정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방정부 역시 공장 인허가나 기반 시설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인재가 정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통망과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등 정주 여건 전반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어서다.
이런 점에서 화성시와 현대차의 협력은 기업 지원을 넘어 도시의 장기적인 산업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과 화성시의 산업 기반이 결합하면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성시와 현대차의 협력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국도 77호선 확장·포장 사업이다. 화성시에 따르면 양측은 민선 8기부터 이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기업과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해 왔다.
도로 확충은 시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물류 흐름과 근로자 출퇴근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 기반 사업이다. 산업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교통 인프라가 기업 활동의 효율성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함께 결정한다.
기업의 생산·연구 시설을 오가는 차량이 증가하면 기존 도로의 혼잡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은 기업의 물류비용뿐 아니라 주민의 통행시간과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도로 개선에 힘을 모으는 것은 기업 활동에서 비롯된 교통 수요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생활 기반 시설을 확충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 시장은 국도 77호선 확장·포장 사업에 대해 “기업의 성장과 지역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갖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는 기업이 지역에 투자하고 지방정부가 행정·기반 시설을 뒷받침하는 전통적인 협력 방식을 한 단계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정 기업만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기업과 시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기반 시설을 개선해 지역 전체의 편익을 높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과 지방정부의 이해관계는 대립하기보다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기업에는 원활한 물류와 우수 인재 확보가 필요하고, 지방정부에는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세수 기반이 필요하다. 근로자가 지역에 거주하며 소비하면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생긴다. 산업 성장이 시민의 삶과 연결되도록 설계하는 지방정부의 조정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화성시가 구상하는 기업 상생 정책의 최종 목적지는 시민이다. 기업의 투자와 성장이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체감 성과로 연결돼야 지속 가능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 시장도 이번 만남에서 산업 경쟁력과 시민 삶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산업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시민 여러분께는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나은 생활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유치나 투자 확대가 곧바로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성장해도 필요한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고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한다면 지역경제에 돌아오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산업 정책과 고용·주거·교통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까닭이다.
지역의 청년과 구직자가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기업은 지역 인재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기업의 성장이 지역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게 확산되도록 공정하고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과제도 뒤따른다.
기업 근로자와 시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로와 대중교통망을 확충하고, 교육·문화·의료 시설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도시와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는 서로 다른 목표가 아니다. 우수한 정주 환경은 인재를 끌어들이고, 풍부한 인재는 다시 기업의 투자로 이어진다.
현대차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화성시 역시 기존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하면서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두 주체의 협력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앞으로의 협력은 도로와 같은 물리적 기반 시설에서 인재 양성, 연구·개발, 지역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신규 사업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성시는 향후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지방정부의 만남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다. 투자 규모와 고용 효과, 기반 시설 개선 일정 등을 구체화하고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해야 정책에 대한 시민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기업 지원에 따른 혜택이 협력업체와 근로자, 지역 주민에게 고르게 돌아가는지도 살펴야 한다. 산업 시설 인근의 교통 혼잡이나 환경·안전 문제처럼 성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담을 줄이는 것 역시 상생 정책의 중요한 부분이다.
화성시와 현대차가 추진한 국도 77호선 확장·포장 사업은 기업의 필요와 지역의 요구가 일치할 때 민관 협력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협력 모델이 교통과 고용, 산업 생태계, 정주 환경 전반으로 확장된다면 화성시는 생산기지를 보유한 산업도시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이끄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기업의 투자가 도시의 성장으로, 도시의 성장이 다시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정명근 시장과 김창환 부사장의 만남은 화성시와 현대차가 그 길을 함께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관건은 협력의 방향을 구체적인 사업과 시민의 체감 성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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