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찾는 생활밀착형 친수공간
수질 개선 더해지면 '물과 함께하는 도시' 한 걸음 더
[이코노미세계] 비가 그친 다음 날의 안성천은 평소보다 더 선명했다. 파란 하늘이 강물 위에 내려앉고 시원한 바람이 산책로를 따라 불었다. 주말을 맞아 아이들의 손을 잡은 가족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과 운동을 즐기는 주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안성천이 시민들의 생활 속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순한 하천을 넘어 걷고, 뛰고, 쉬며 일상을 누리는 시민들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롭게 정비된 안성천을 시민들과 함께 걸으며 변화된 모습을 소개했다. "비가 내려 하늘은 더욱 맑았고 물도 차올라 걷기에 가장 좋은 날이었다"며 시민들과 함께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도시환경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과거 도시의 하천은 치수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홍수를 막고 물을 흘려보내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도시계획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하천은 시민의 건강과 여가, 환경, 생태를 함께 책임지는 복합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휴식공간이 함께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이용률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안성천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금석천과 연결되는 보행축이 형성되면서 시민들은 더 긴 구간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됐고, 자전거길도 보행로와 분리돼 이용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아졌다.
김 시장 역시 "안성천과 금석천이 연결되면서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아졌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는 단순히 시설을 정비한 결과를 넘어 시민들의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증가다. 예전에는 운동을 목적으로 찾는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즐기거나 자연을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가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은 물가와 자연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생활권 내 친수공간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령사회에서는 건강을 위한 걷기 공간으로, 청소년들에게는 여가 공간으로, 가족들에게는 소통의 장소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안성천의 또 다른 가치는 도시환경 개선 효과다. 도심은 여름철 열섬현상이 심해지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반면 하천은 바람길을 형성하고 주변 온도를 낮추는 자연 냉방장치 역할을 한다.
김 시장도 "비봉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도심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준다"고 표현했다. 나무와 물, 바람이 어우러지는 공간은 시민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까지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하천을 중심으로 도시재생과 친환경 정책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시장은 산책을 마친 뒤 한 가지 바람도 전했다. "물이 조금만 더 깨끗해져 발을 담그고 수영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짧은 한마디지만 앞으로 안성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메시지다.
친수공간의 완성은 단순한 산책로 조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 지속적인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시민들이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하천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내 여러 도시에서도 하천 복원 이후 수질 개선을 통해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화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안성천 역시 장기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진다면 시민들이 더욱 가까이 물과 교감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도시는 이제 얼마나 높은 건물이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살기 좋은 환경을 갖췄는지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공원과 숲, 하천이 연결된 녹색 인프라는 시민 행복지수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안성천의 변화 역시 이러한 도시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평가된다. 도심 속에서 언제든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앞으로 수질 개선과 생태환경 복원, 문화 프로그램 확대 등이 더해진다면 안성천은 단순한 하천을 넘어 안성을 대표하는 명품 친수공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이 매일 찾고 싶은 공간, 도시가 자랑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 새롭게 단장한 안성천은 지금 그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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