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지 활용한 전국 첫 모델, 행안부 사업보다 8개월 앞서 추진
주민이 발전 수익 공유하는 ‘화성형 기본사회’ 실험
2030년까지 50곳으로 확대, 부지 확보·수익 배분이 성패 가를 듯
[이코노미세계] 햇빛이 마을의 공동소득으로 돌아오는 지역 상생형 태양광발전 사업이 화성특례시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주민들은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마을에 필요한 사업과 주민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을 투입해 일회성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속적인 소득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화성특례시는 장안면 석포6리에 ‘제1호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고 발전소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석포6리 사업은 국유지를 활용한 주민참여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활용도가 낮았던 공공 부지를 태양광발전 공간으로 전환하고, 그 수익을 주민과 마을에 돌려주는 구조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식을 마친 뒤 화성특례시 제1호 햇빛소득마을인 장안면 석포6리를 찾아 발전소 개통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화성특례시의 햇빛소득마을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전국 최초로 국유지를 활용한 주민참여형 모델이라는 점”이라며 “행정안전부의 관련 사업보다 8개월 앞서 추진한 전국적인 선도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태양광발전소 한 곳을 건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공이 부지를 제공하고 주민이 사업의 주체로 참여해 안정적인 공동소득을 만드는 지역경제 모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화성시는 이를 ‘화성형 기본사회’를 구현하는 기반 사업으로 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주민 지원 정책은 일반적으로 예산 투입을 전제로 한다. 복지 수요가 늘어날수록 재정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반면 햇빛소득마을은 태양광발전으로 자체 수익원을 만들고 그 수익을 주민에게 환원한다. 초기 조성 이후 발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일정 기간 계속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재정 지원 사업과 다르다.
정 시장도 사업의 핵심을 ‘지속 가능성’과 ‘주민 참여’에서 찾았다. “화성형 기본사회를 설계하면서 단순히 세금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며 “발전 수익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쓰이며 화성형 기본사회 실현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방정부가 필요한 재원을 모두 세금으로 충당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지역 안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주민은 정책의 수혜자에 머물지 않고 발전사업의 참여자이자 수익 공유의 주체가 된다.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얻는 수익을 마을 공동체에 환원하면 주민 복지와 생활환경 개선, 공동체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수익 규모와 배분 방식, 사용처는 발전량과 운영비, 주민 협의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석포6리 모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국유지 활용이다.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부지 확보다. 민간 토지를 임차하거나 매입하면 사업비가 늘고, 산지나 농지를 활용할 경우 환경 훼손과 경관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국유지를 활용하면 새로운 토지 개발을 최소화하면서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을 생산적 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적합한 국유지를 발굴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유지를 이용한 주민참여형 태양광 사업은 공공성과 주민 수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한다. 공공 재산을 단순히 임대하거나 관리하는 데서 벗어나 지역 공동체의 지속적인 수익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발전소 인근 주민이 사업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태양광발전 시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에너지원이지만,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주민참여형 모델은 사업 계획과 운영, 수익 활용에 주민이 관여하도록 해 시설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석포6리 사업이 전국적인 선도 사례로 자리 잡으려면 개통 자체보다 앞으로의 운영 과정이 더 중요하다. 발전 수익과 비용을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익의 배분 원칙과 사용처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특정 개인이나 일부 집단에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햇빛소득마을은 친환경에너지 확대와 지역소득 창출을 하나의 정책으로 묶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태양광발전은 전력을 생산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주민은 발전소 운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
그동안 친환경에너지 정책은 발전 용량이나 시설 수를 늘리는 데 무게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발전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의 주민이 체감할 만한 혜택을 얻지 못하면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발전 수익을 지역에 돌려주는 햇빛소득마을은 에너지 전환의 이익을 주민과 나눈다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차별화된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있는 화성의 지역적 특성도 사업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화성시는 대규모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있는 한편 농어촌 마을도 넓게 분포해 있다. 지역별 여건에 맞는 공공 부지를 찾아 주민 참여를 끌어낸다면 도농 복합도시형 재생에너지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겪는 농촌 마을에서는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태양광발전 수익이 마을의 공동사업과 생활환경 개선에 투입된다면 주민 복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일회성 시설 지원과 달리 발전소가 운영되는 동안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친환경이라는 명분만으로 주민 동의를 대신할 수는 없다. 발전소 입지와 시설 규모, 경관 및 안전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고 사업 초기부터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주민참여형이라는 이름에 맞게 참여 범위와 권한을 구체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사업 확산의 전제다.
화성시는 석포6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햇빛소득마을을 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목표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햇빛소득마을은 화성형 기본사회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50곳 확대를 위해서는 적합한 부지 확보와 행정절차 단축, 초기 사업비 마련, 전력 계통 연계, 주민 협의 등 여러 과제를 풀어야 한다. 마을마다 인구와 부지 여건, 전력 생산량이 다른 만큼 하나의 방식을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모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제1호 사업의 운영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발전량과 전력 판매수익, 시설 유지·관리 비용, 주민에게 돌아가는 실제 혜택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후속 사업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운영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까지 고려한 장기 관리계획도 마련돼야 한다.
확대 과정에서 숫자에만 매달릴 경우 주민참여의 본래 취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50곳 조성이라는 목표보다 주민이 사업의 의사결정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참여하는지, 발전 수익이 마을의 삶을 얼마나 개선하는지가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마을 간 수익 격차 역시 예상되는 과제다. 일조량과 발전시설 규모, 부지 조건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사이의 격차를 어떻게 조정할지, 사업성이 부족한 마을에는 어떤 보완책을 마련할지도 검토해야 한다.
석포6리 발전소 개통은 화성시가 구상한 ‘시민 참여형 기본사회’가 구호를 넘어 실제 사업으로 옮겨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과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태양광발전 사업에 주민 공동소득이라는 새로운 축을 더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다. 발전 수익이 마을 공동체를 강화하고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면 햇빛소득마을은 친환경에너지와 지역복지를 결합한 새로운 지방행정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
반대로 수익 규모와 사용처가 불투명하거나 주민의 참여가 형식에 그친다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부지 확보부터 발전소 운영, 수익 배분까지 모든 단계에서 공개성과 주민 합의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정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화성형 기본사회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석포6리에서 시작된 햇빛소득마을은 이제 첫 번째 발전소의 문을 열었다. 국유지의 햇빛을 주민 공동의 소득으로 전환하려는 화성시의 실험이 2030년 50개 마을로 이어질지는 향후 공개될 운영 성과와 주민들의 평가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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