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경기 안성시는 지역 전통시장과 다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7일부터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한중일 음식문화축제’와 ‘전통시장한마당’은 다양한 전통음식과 놀이를 통해 지역 문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체험의 장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안성시가 주최하고 전통시장과 지역 상인회가 함께 준비한 것으로, 한국·중국·일본의 전통 음식을 중심으로 12개 팀이 참여한 음식경연대회, 마카오 출신 유명 셰프의 시연, 전통놀이 체험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이렇게 맛있는 가게가 안성 전통시장 안에 있었다고?”라며 현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회를 밝혔다.
특히 주목받은 프로그램은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린 ‘기로연’과 ‘탕병회’다. 기로연은 조선시대, 학식이 높거나 나라에 공을 세운 원로에게 임금이 존경의 뜻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지팡이를 하사하던 행사로, 이날 재현 행사에는 이동희 전 안성시장도 초청돼 의미를 더했다.
기로연을 위한 음식으로는 문헌을 참고해 복원한 ‘안성장수면’이 제공돼 참가자들에게 전통의 맛을 전했다. 탕병회는 아이가 태어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밀가루 음식(탕병)을 나눠 먹으며 건강을 기원하던 풍습을 재현한 것으로, 이날 참가한 아이들은 돌잡이 행사도 함께 체험해 가족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김 시장은 “탕병회에 사용된 밀가루 음식은 과거 쌀보다 귀했던 재료로, 조상들의 소망과 사랑이 담긴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안성시 봉산동에 거주하는 이은영(43) 씨는 “평소 전통시장은 장보러만 오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와보니 세계 음식도 맛보고 우리 전통행사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아이들도 즐길 거리가 많아 가족 나들이 코스로 딱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탕병회에 참여한 김재석(67) 씨는 “예전엔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이런 전통 행사를 자주 했던 기억이 난다”며 “안성장수면을 먹으면서 옛 추억도 떠오르고, 손자와 함께 체험하니 세대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음식 소개를 넘어, 각국의 전통놀이와 문화체험 부스, 지역 명장의 요리 시연, 반려견과 함께하는 ‘댕댕이 피크닉’, 가족요리경연대회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호응이 특히 높았다.
안성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 관광자원 연계 방안 마련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시민 참여형 행사를 중심으로 지역경제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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