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억원 감액 예산 2028년 재편성 방침, 개통 목표 현실성도 추궁
“책임 소재 명확히 하고 현장 관리체계 전면 재정비해야”
[이코노미세계] 신안산선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가 단순한 ‘공사 지연’ 문제를 넘어 추가 사업비의 책임 주체와 복구공사의 관리·감독 체계를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고로 공사 일정이 늦어지고 복구 비용과 사업비 변동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사고 책임이 있는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경기도의회에서 제기됐다.
특히 사고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시공·건설사업관리 업체가 복구공사에도 계속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책임론도 불거졌다. 사고 원인에 대한 행정처분과 별개로 현장 책임자 교체 등 실질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경기도의회 이성원 의원은 제393회 임시회 제3차 경기도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소관 심사에서 신안산선 공사 사고 이후 추가 사업비 부담과 복구공사 관리체계를 집중 점검했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사고로 발생한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사고 당시 공사에 참여한 업체와 인력을 복구공사에 어느 범위까지 다시 참여시킬 것인지, 그리고 공사가 지연된 상황에서 2028년 12월 개통 목표를 실제 달성할 수 있는지다.
이 의원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비용이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설계와 시공, 감리 과정에서 문제점이 확인된 상황에서 사고에 따라 발생한 추가 비용까지 경기도와 해당 시·군이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잘못은 업체가 했는데 왜 우리가 물가상승분을 부담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경우 필요한 총사업비와 사고 이후 사업 지연으로 늘어나는 비용을 명확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공사를 마쳤을 때의 총사업비와 사고로 인해 늘어난 사업비를 비교했을 것 아니냐”며 사고 때문에 발생한 비용이라면 귀책이 있는 업체가 부담해야 하고 이를 도와 시·군 세금으로 충당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에 경기도 철도건설과는 사고로 늘어난 공사기간에 대한 간접비는 도와 시·군이 부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물가변동분 역시 사고 이후 연장된 공사기간 때문에 새로 발생한 비용이 아니라 사고 전 기존 계약기간에 반영하기로 했던 물가변동분이라는 것이 집행부 설명이다.
이에 이 의원은 비용의 성격을 더욱 명확하게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사고 때문에 추가된 비용이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사업비 산정 단계부터 책임 관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안산선 사고 수습 과정에서 ‘책임’과 ‘비용’ 문제가 동시에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규모 철도사업은 공사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인건비와 장비비, 자재비 등 여러 비용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정상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사고에 따른 비용이 뒤섞이면 향후 책임 주체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사업비를 다시 산정할 경우 ‘정상 공정에서 발생했을 비용’과 ‘사고 및 공사 지연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비용’을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사고 책임 문제는 이미 정부 조사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설계 오류와 시공 및 감리 과정의 부적정 등 사업 단계 곳곳에서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을 특정 단계나 한 업체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고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사업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의원 역시 보충질의에서 국토부 조사 결과를 거론했다. 중앙기둥 하중 과소설계와 지반조사·굴착 과정 등 복합적인 원인이 제시된 만큼 행정처분 대상도 폭넓게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최초 설계사까지 포함해 책임과 행정처분 범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안산선 복구 문제가 단순히 무너진 시설을 다시 만드는 토목공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사고가 설계와 시공, 감리 등 여러 단계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면 복구 과정에서는 각각의 단계가 제대로 개선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쟁점은 복구공사의 주체다. 이 의원은 사고 당시 건설사업관리 업체가 복구공사에도 그대로 참여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건설사업관리 업체를 기존 업체 그대로 복구공사까지 맡기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이나 벌점 부과와는 별개로 실제 현장에서 공사를 관리했던 책임자에 대해서는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의원은 당시 시공자와 현장대리인, 건설사업관리 기술인 등 현장 책임자는 최소한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집행부에 물었다.
집행부는 현실적인 문제도 설명했다.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계약 해지와 법적 분쟁으로 공사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 기존 업체가 계속 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리업체 역시 법적 절차를 고려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 감리를 담당하는 인력은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사고 이후 대형 건설사업이 직면하는 현실적인 딜레마가 담겨 있다.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업체를 전면 교체하면 계약과 법적 분쟁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업체가 그대로 복구공사에 참여할 경우 사고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은 채 공사를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업체의 단순한 존치 또는 교체 여부만이 아니라 사고 당시 책임이 확인된 조직과 인력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복구공사에서는 어떤 안전장치를 새로 마련하느냐다.
행정처분과 현장 인력 교체, 감리체계 강화, 설계 검증, 복구공사에 대한 외부 점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예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신안산선 관련 예산 302억원이 감액되면서 향후 사업비 편성 일정에 관심이 쏠렸다. 이 의원은 감액된 예산을 언제 다시 편성할 것인지 집행부에 확인했다.
집행부는 해당 예산을 2027년에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2028년도에 다시 반영해도 사업 마무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문제는 공사 일정이다. 예산을 2028년에 다시 반영해 사업을 마무리하려면 복구공사와 본 공정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복구공사 재설계와 공정관리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302억원의 감액 자체보다 향후 사업 일정과 예산 투입 시점을 얼마나 정교하게 맞출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철도 건설사업은 공정이 지연되면 당초 계획했던 연도별 예산 집행 구조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예산 투입 시점이 공정과 맞지 않으면 사업 추진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률과 복구계획, 사업비 집행계획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 쟁점은 개통 시기다. 이 의원은 2028년 12월 개통 목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그리고 “아직 공사 재개도 되지 않았고 사고 복구공사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인데 2028년 12월 완공을 장담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복구공사 재설계부터 실제 복구, 본 공사 재개, 안전 점검 등 향후 절차를 고려하면 목표 시점을 제시하는 것보다 공정별 관리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신안산선은 사고 전부터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교통 여건을 크게 개선할 핵심 철도사업으로 기대를 받아왔다.
경기도에 따르면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서울 여의도와 안산·화성권을 연결하는 44.9㎞ 규모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19개 정거장이 계획돼 있다. 사고 이전에는 2026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붕괴사고 이후 안전 보강과 복구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경기도 역시 사고 이후 현장을 점검하면서 무리한 공기 단축을 배제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공정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2028년 12월이라는 목표 시점만을 맞추기 위해 복구와 안전 검증을 서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통 일정과 안전 사이에서 우선순위가 뒤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안산선 사고 이후 복구공사가 갖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무너진 시설을 원상복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설계와 시공, 감리 전반의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 구조적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는지, 시공 과정에서 설계 내용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감리 단계에서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시정할 수 있었는지 등을 단계별로 확인해야 한다.
이 의원이 최초 설계사까지 행정처분 검토 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사고 책임을 시공 단계에만 한정하면 설계부터 감리까지 이어지는 전체 사업관리 구조의 문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복구공사에서는 더욱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기존 설계와 다른 방식의 보강이 이뤄진다면 안전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누가 설계 내용을 재확인할 것인지, 현장 감리 인력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관리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이어 재정 문제 역시 앞으로 계속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대형 철도사업에서 사업기간 연장은 다양한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모든 증가 비용을 사고 비용으로 볼 수도 없고, 반대로 사고 때문에 발생한 비용을 일반적인 사업비 증가로 처리해서도 안 된다.
이 때문에 비용 발생 원인을 항목별로 나누고 귀책 관계를 명확히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집행부 설명대로 기존 계약기간에 반영하기로 했던 물가변동분이라면 정상적인 사업비 조정 범위로 볼 여지가 있다.
반면 사고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새롭게 발생한 비용이라면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의원이 “그 부분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경기도와 해당 시·군의 재정이 투입되는 사안인 만큼 향후 사업비 증액이나 추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비용 발생 원인과 부담 주체를 도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철도 개통 지연에 따른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돌아간다. 신안산선 개통을 전제로 통근·통학과 생활권 변화를 기대했던 주민 입장에서는 공사 지연 자체가 상당한 불편이다.
그러나 사고를 경험한 시민들에게 개통 시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만들어진 철도인가’라는 신뢰다. 사고 이후에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사고 당시 관리체계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된다면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다.
반대로 사고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귀책 주체에 책임을 묻는 동시에 설계·시공·감리 체계를 개선한다면 늦어진 개통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의원은 “행정처분을 정확히 해주시고, 2028년 12월 개통에 지장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사고로 시민들이 이미 큰 불편과 피해를 겪은 만큼 책임 소재와 추가 비용 부담을 분명히 하고 복구공사 과정에서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장 관리체계를 철저하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안산선은 이제 단순히 공사를 언제 다시 시작하고 언제 개통하느냐의 문제를 넘어섰다. 사고 책임을 어디까지 규명할 것인지, 사고에 따른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기존 시공·감리 체계를 어떻게 손볼 것인지가 향후 사업의 신뢰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됐다.
2028년 12월 개통이라는 목표 역시 이 같은 책임 규명과 안전 확보가 전제돼야 의미를 갖는다. 공사기간을 맞추는 것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반영한 복구 설계와 엄격한 현장관리, 투명한 비용 분담을 통해 두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신안산선 사고 이후 경기도와 관계기관이 받아든 과제는 분명하다. ‘언제 개통하느냐’만큼 ‘누가 책임지고, 어떻게 안전하게 다시 짓느냐’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