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없는 사회’ 복지철학 강조, 시민 모두 행복한 도시로
[이코노미세계] 복지는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행정 영역이다. 한 사람의 삶이 무너지기 전에 손을 내밀고,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찾아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의 제도와 예산이 복지의 뼈대라면 시민의 삶과 직접 만나는 사회복지 현장은 그 제도에 온기를 불어넣는 최일선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제27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을 돌보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최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향해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안양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시민 곁에서 가장 가까이 이웃을 돌봐주시는 여러분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메시지지만 그 안에는 지방정부가 앞으로 풀어야 할 복지정책의 핵심 과제가 담겨 있다. 복지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고, 정책의 성패는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필요한 순간 손길이 닿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 정책은 행정기관의 결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발견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살펴본 뒤 필요한 지원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와 복지기관 종사자 등 현장 인력은 행정과 시민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같은 복지제도를 이용하는 시민이라고 하더라도 처한 환경과 필요한 지원은 다를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돌봄, 주거, 가족관계, 사회적 고립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복지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드는 것만큼 현장에서 시민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최 시장이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지 현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움직인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제도를 안내하며, 때로는 장기간에 걸쳐 한 가정과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행정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을 현장의 경험과 돌봄이 채우는 것이다. 특히 복지 수요가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이러한 현장 역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복지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가족구조 변화 등은 기존 복지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경제적인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고립이나 돌봄 공백 등도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의 복지정책 역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위기 상황에 놓인 시민을 보다 빠르게 발견하고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과거 복지가 시민이 행정기관을 찾아와 지원을 신청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지역사회가 먼저 찾아내는 적극적인 복지행정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원제도가 없어서라기보다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는 시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도가 있어도 시민이 알지 못하면 이용할 수 없다.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어도 신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복지정책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촘촘한 복지체계란 단순히 사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적절한 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최 시장은 사회복지의 의미를 ‘소외 없는 사회’라는 말로 압축했다. 그리고 “복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며 “안양시는 더 촘촘하고 더 따뜻한 복지체계를 만들어 시민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촘촘함’과 ‘따뜻함’이라는 두 표현은 복지정책이 지향해야 할 서로 다른 두 축으로 읽힌다. 촘촘함이 제도적 안전망을 의미한다면 따뜻함은 그 제도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아무리 많은 복지제도가 마련돼 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그 틈에서 빠져나간다면 촘촘한 복지라고 하기 어렵다. 반대로 제도가 시민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획일적으로 집행된다면 시민이 체감하는 복지의 온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지방정부의 복지 경쟁력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업을 시행하느냐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상황에 얼마나 세밀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최 시장의 메시지는 이런 점에서 안양시가 지향해야 할 복지행정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위기에 놓인 시민을 발견하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모든 시민의 생활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복지기관과 사회복지사뿐 아니라 이웃과 지역 공동체가 연결될 때 위기가구를 보다 빨리 발견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역사회 곳곳에 형성된 관계망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안전망이 되는 셈이다.
특히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시민일수록 위기 상황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단순히 복지서비스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정책적 접근도 필요하다.
결국 복지의 범위는 생계 지원이나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다. 어떤 시민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기존 제도의 빈틈은 무엇인지, 행정 절차에서 시민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현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지정책을 설계할 때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를 정책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 역시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복지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복지정책은 단순히 취약계층에 재정을 지원하는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 시민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적절한 시점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위기가 가정의 위기로, 다시 지역사회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복지 안전망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지방정부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기관이라는 강점을 갖는다.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복지제도의 기본 틀을 마련한다면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과 시민들의 실제 생활환경을 고려해 현장에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안양시가 앞으로 ‘촘촘한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정책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원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복지서비스 사이에 빈틈은 없는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시민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최 시장이 이번 메시지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단어는 ‘존중’이다. 복지정책의 대상자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시민이 자신의 삶을 유지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그래서 복지 현장에서는 지원의 규모 못지않게 시민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어려움에 처했다는 이유로 존엄성이 훼손돼서는 안 되고, 도움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시민이 위축돼서도 안 된다. 복지제도가 시민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
‘시민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최 시장의 언급은 복지행정의 최종 목표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사회복지의 날은 복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종사자들의 역할을 다시 돌아보는 날인 동시에 지방정부의 복지정책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회복지사들의 헌신에 대한 감사가 일회성 메시지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현장 종사자들이 시민에게 더욱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행정과 현장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는 노력이 함께 이뤄질 때 감사의 의미도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복지는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 한 사람의 삶에서 평가된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있는 도시, 홀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는 도시, 나이와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시민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도시가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도시의 모습일 것이다.
최 시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사랑이 있었기에 안양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말처럼 복지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다. 제도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사람을 놓치면 복지의 의미는 퇴색한다. 반대로 행정과 복지 현장, 지역사회가 한 사람의 위기를 함께 발견하고 손을 내민다면 도시의 복지 안전망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제27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최대호 시장이 던진 메시지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복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그의 말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민의 삶 속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안양시가 말하는 ‘더 촘촘하고 더 따뜻한 복지체계’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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