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건의 16건 추진 경과 공개, 새로운 생활민원도 현장에서 청취
“시민 목소리가 실제 행정으로”, 주민 체감형 소통행정 시험대
김성제 의왕시장이 인덕원자이SK뷰 아파트를 찾아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 김성제 페이스북]
[이코노미세계] 지방행정에서 ‘소통’은 더 이상 주민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이 제기한 문제가 행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해결되지 않았다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다시 주민에게 설명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김성제 의왕시장이 ‘찾아가는 시장실’을 통해 현장 소통 행정의 무게중심을 ‘민원 청취’에서 ‘처리 과정과 결과의 확인’으로 넓혀가고 있다.
김 시장은 4일 인덕원자이SK뷰 아파트를 찾아 주민들과 다시 만났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알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같은 장소에서 ‘찾아가는 시장실’을 열어 주민 의견을 들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이번 만남이 눈길을 끈 이유는 새로운 민원을 접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민들이 제기했던 건의사항이 그동안 어떻게 추진됐는지를 주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함께 확인하는 ‘후속 소통’의 성격을 더했다.
의왕시에 접수됐던 주민 건의사항은 모두 16건이다. 김 시장은 이날 시가 그동안 해당 건의사항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왔는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민선 9기 주요 사업의 추진 방향도 주민들에게 알렸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시민과의 대화, 현장 간담회, 이동시장실 등 다양한 형태의 주민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접수한 의견이 이후 어떻게 처리됐는지 주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소통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민 입장에서는 시장이나 공무원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건의가 행정 내부에서 어떻게 검토됐고, 실제 정책이나 사업으로 연결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시장이 같은 아파트를 다시 찾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면 이번에는 당시 제기된 문제의 처리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다시 주민 앞에 섰다. 일회성 방문에서 끝내지 않고 ‘건의→검토·조치→진행 상황 설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시장은 주민들에게 지난해 접수된 16건의 건의사항에 대해 시가 취한 조치를 하나씩 설명했다. 원문에는 개별 건의사항별 세부 처리 결과가 제시돼 있지 않지만, 시장이 다시 현장을 찾아 처리 상황을 주민에게 설명했다는 점 자체가 이번 행사의 핵심이다.
행정기관이 민원을 접수하는 것과 주민이 그 처리 상황을 체감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어떤 사안은 곧바로 해결할 수 있지만 예산 확보나 관계기관 협의,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한 문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해결 여부만큼 중요한 것이 ‘과정의 공개’다. 완료된 사업은 무엇인지, 아직 추진 중인 것은 무엇인지, 해결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와 현재 진행 단계는 어디인지를 주민에게 설명해야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시장 역시 이런 점을 강조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주민들의 의견이 실제 행정으로 이어지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돌아와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지난해 제기된 건의사항이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장에는 주민 1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지역의 생활환경에서부터 의왕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거창한 개발사업이나 대규모 정책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바로 체감하는 문제들이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했다.
경사지 제설 대책을 비롯해 주정차 위반 단속, 버스 배차간격 조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안은 얼핏 보면 개별적인 생활민원처럼 보이지만 시민의 삶과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경사지 제설 문제는 겨울철 주민 안전과 직결된다. 특히 경사가 심한 도로나 보행로에서는 눈이 쌓이거나 결빙될 경우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 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주민들이 현장에서 제설 대책을 거론했다는 것은 생활권 안에서 느끼는 안전 문제가 그만큼 중요한 관심사라는 의미다.
주정차 위반 단속 역시 마찬가지다. 단속 강화는 교통질서와 보행 안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주민 생활과 상권, 주차 공간 부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의 여건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버스 배차간격 문제는 시민 이동권과 연결된다. 대중교통은 출퇴근과 통학, 장보기와 병원 이용 등 시민의 일상을 움직이는 기반시설이다. 배차간격에 대한 주민 요구가 제기됐다는 것은 교통정책을 공급자의 관점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의 시각에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날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들의 공통점은 ‘생활 현장’이다. 시민에게 좋은 행정은 반드시 거대한 사업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집 앞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불법 주정차 때문에 불편하지 않은지, 버스를 지나치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지와 같은 일상의 변화가 행정에 대한 시민 평가를 좌우할 수 있다.
이번 찾아가는 시장실에서 주목할 대목은 새로운 주민 의견과 지난해 건의사항의 처리 상황을 한자리에서 연결했다는 점이다. 현장행정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성이 필요하다.
첫 번째 만남에서 주민 의견을 듣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처리 상황을 설명하며, 다시 제기된 새로운 의견을 행정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 시장은 앞으로 잘된 것은 잘된 대로 주민들에게 알리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안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로운 의견도 다시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이는 행정이 모든 민원을 즉시 해결할 수 있다는 약속과는 다르다.
지방정부가 현장에서 접하는 주민 요구 가운데는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안도 있지만 예산이나 법령, 관계기관 협의 등이 필요한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해결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행정이 그 과정을 주민에게 설명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주민 입장에서는 민원을 제기한 뒤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할 때 행정과의 거리를 크게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즉각 해결되지 않더라도 진행 과정과 이유를 알 수 있다면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달라질 수 있다.
‘찾아가는 시장실’이 단순한 민원 접수 창구를 넘어 행정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설명하는 자리로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찾아가는 시장실’이라는 명칭에는 행정의 공간적 변화도 담겨 있다. 시민이 시청을 찾아가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과 행정이 시민의 생활공간으로 직접 들어가는 방식이다.
시장실이나 회의실에서 보고받는 현안과 실제 주민이 생활하면서 느끼는 불편 사이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같은 교통 문제라도 행정 통계와 주민의 체감도는 다를 수 있고, 같은 도로라도 시간대와 계절, 이용자에 따라 불편의 정도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지방행정에서는 현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에 주민들이 제기한 제설과 주정차, 버스 배차 문제 역시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만나야 구체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안들이다.
특히 150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다는 점은 지역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보여준다. 주민들은 단순히 민원을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과 의왕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지방자치의 출발점이 주민 참여라면 행정의 역할은 주민 의견을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주민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 자체가 행정의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접수된 의견 가운데 실현 가능한 것은 신속히 추진하고, 시간이 필요한 사안은 추진 과정을 설명하며,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안은 그 이유를 주민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현장 소통은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행정의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김 시장은 이날 주민 생활민원뿐 아니라 민선 9기 주요 사업의 추진 방향도 함께 설명했다. 이는 현장 소통의 범위를 개별 민원 처리에서 시정 전반으로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역 주민은 자신의 생활권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관심이 크지만 동시에 도시 전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에도 영향을 받는다. 교통과 주거, 도시개발, 복지 등 주요 정책은 서로 연결돼 시민의 생활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 소통은 ‘우리 아파트의 불편사항을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듣는 데 머물지 않고 지방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도시를 이끌어갈 것인지를 주민과 공유하는 통로가 될 필요가 있다.
이번 만남에서 지난해 주민 건의사항의 처리 상황과 민선 9기 주요 사업 방향을 함께 설명한 것도 이러한 소통 방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정책은 행정기관이 결정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정책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추진 과정에 공감할 수 있어야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 정책일수록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김 시장은 현장 소통의 최종 목표를 ‘행동’에 두고 있다.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가 의왕의 변화를 만든다”며 시민의 목소리에 행동으로 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찾아가는 시장실을 통해 시민 가까이에서 의견을 듣고 세심하게 살피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관건은 지속성이다. 찾아가는 시장실에서 접수된 의견이 실제 행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처리되지 않은 사안은 어떤 방식으로 관리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가 다시 주민들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이번처럼 지난해 제기된 16건의 건의사항을 다시 꺼내 주민들에게 추진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 지속된다면 현장 소통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장 소통 행정은 시장이 주민을 몇 차례 만났는지로 평가하기 어렵다. 주민 한 사람의 목소리가 담당 부서의 검토로 이어지고, 행정의 조치로 연결되며, 그 결과가 다시 시민의 삶으로 돌아오는지가 핵심이다.
주민들의 요구도 갈수록 구체적이고 생활밀착적으로 변하고 있다. 도로 하나, 버스 한 대의 배차간격, 겨울철 제설과 주차 문제처럼 시민이 매일 마주하는 불편을 얼마나 세밀하게 해결하느냐가 도시의 행정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김 시장의 이번 인덕원자이SK뷰 방문은 그런 점에서 ‘찾아가는 행정’의 다음 단계를 보여준다. 시민을 찾아가 의견을 듣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에 들었던 목소리를 잊지 않고 다시 현장을 찾아 그동안의 처리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다.
‘무엇을 건의했느냐’에서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느냐’로 시민들의 질문이 바뀌고 있다. 김 시장도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찾아가는 시장실의 성패 역시 주민의 목소리가 실제 행정으로 얼마나 연결되고, 시민이 일상에서 그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행정을 넘어 그 목소리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다시 시민에게 답하는 행정. 의왕시 ‘찾아가는 시장실’이 일회성 소통 행사를 넘어 주민 체감형 현장행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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