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아이 둘 낳아 잘 키우겠다”, 신 시장 “열렬히 응원”
[이코노미세계] “만남이 있어야 인연도 생깁니다.” 저출생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바라보는 신상진 성남시장의 시선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출발한다. 결혼과 출산을 이야기하기 전에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부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청년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부족하다면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첫 단추를 끼우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신 시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출산 대책, 거창한 구호보다 청춘남녀가 직접 만날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성남시 청년 만남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한 신혼부부 때문이다.
성남시 청년 만남 프로그램 ‘커넥터스’를 통해 만나 부부가 된 두 사람이 최근 신 시장을 찾았다. 단순히 행사 한 번에 참여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마련한 ‘만남의 기회’가 실제 인연으로 이어지고, 다시 결혼이라는 결실로 연결된 사례가 나온 것이다.
신 시장에게도 이들의 방문은 각별했다. 신 시장은 이 신혼부부가 부모들의 축하 속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전하면서 “저도 너무 보람 있고 기뻤다”고 했다. 특히 두 사람은 성남에서 시작된 인연을 이어 성남에서 살기로 했고, 아이도 둘 낳아 잘 키우겠다는 뜻까지 전했다. 청년의 만남에서 시작해 결혼과 지역 정착, 나아가 출산에 대한 희망으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저출생 문제는 오랫동안 주거와 일자리, 양육 부담, 교육비 등 경제·사회적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이들 문제는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성남시의 청년 만남 정책은 그보다 한 단계 앞선 질문을 던진다.
‘청년들은 어디에서 서로를 만나는가.’ 결혼을 선택할 것인지, 아이를 낳을 것인지에 앞서 서로를 알게 되고 교제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한지를 지방정부가 정책 영역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의 연애와 결혼은 기본적으로 사적인 선택의 영역이다. 행정이 개입해 결혼을 권하거나 출산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에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의 선택은 철저히 개인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성남시의 정책 실험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이 결혼 자체를 목표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신 시장의 “만남이 있어야 인연도 생긴다”는 말에는 이러한 정책적 접근이 압축돼 있다.
이번에 신 시장을 찾은 신혼부부의 이야기는 성남시 청년 만남 정책의 또 다른 과제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성남시의 ‘솔로몬의 선택’에 참여하려 했지만 매년 높은 경쟁률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성남시가 참여 기회를 넓힌 ‘커넥터스’를 통해 결국 서로를 만났고, 그 만남이 결혼으로 이어졌다.
첨부자료에 따르면 신 시장은 “경쟁률 높은 ‘솔로몬의 선택’에는 매년 떨어졌지만, 참여 기회를 넓힌 커넥터스로 인연을 맺었다고 하십니다”라고 이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 대목은 청년 만남 정책을 바라볼 때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참여의 문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느냐는 점이다.
청년들의 관심이 높더라도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다면 정책 효과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여 통로를 넓히면 더 많은 청년에게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솔로몬의 선택’에 참여하지 못했던 청년이 ‘커넥터스’를 통해 배우자를 만났다는 이번 사례는 정책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성남시 청년 만남 정책을 평가할 때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를 얼마나 결혼시켰느냐는 식으로 정책 성과를 단순화해서는 곤란하다.
결혼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청년들에게 만남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만남 이후 교제를 할 것인지, 결혼할 것인지, 출산을 선택할 것인지는 당사자들이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성남시의 사례는 ‘결혼시키는 행정’보다는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행정’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번 신혼부부 역시 행정이 결혼을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남시가 마련한 프로그램이 두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고, 이후 관계를 발전시키고 결혼을 결정한 것은 두 사람의 선택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개인 선택 사이의 경계를 찾을 수 있다.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조건과 기회를 넓히는 것이다.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대목은 두 사람이 ‘성남에서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이다. 청년 만남 프로그램의 의미가 단순히 결혼 한 쌍의 탄생에 머물지 않고 지역 정착이라는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청년정책에서 지역 정착은 중요한 화두다. 청년이 지역에서 생활하고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며 계속 그 지역에서 살아간다면 개인의 삶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청년 인구의 지역 정착을 위해서는 일자리나 주거 같은 물질적 기반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망 역시 중요하다. ‘어디에서 일할 것인가’와 함께 ‘누구와 살아갈 것인가’, ‘어떤 공동체에서 삶을 이어갈 것인가’도 정주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례는 성남시 청년 만남 프로그램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만 바라보기 어렵게 한다. 성남에서 만난 두 청년이 부부가 되고 다시 성남에서 삶을 이어가겠다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만남-관계-결혼-정착’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책은 숫자로 평가받는다. 몇 명이 참여했고, 얼마의 예산이 투입됐으며, 어떤 성과가 발생했는지가 행정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다. 그러나 시민의 삶과 직접 맞닿은 정책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도 있다.
이번 신혼부부의 방문이 그렇다. 신 시장은 두 사람뿐 아니라 부모들도 매우 기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녀의 결혼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의 기쁨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된 청년들의 행복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이다.
신 시장이 “본인들도 아주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너무 보람 있고 기뻤다”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신혼부부가 아이를 둘 낳아 잘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대목이다.
신 시장은 이를 “반가운 약속”이라고 표현하며 “성남에서 시작되고 성남에서 살기로 하신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하고 열렬히 응원한다”고 했다. 정책을 통해 마련된 만남의 장이 한 개인의 인연을 넘어 새로운 가족의 출발점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사례가 던지는 보다 큰 질문은 ‘저출생 정책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다. 결혼 이후 신혼부부에게 지원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출산·양육을 지원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결혼과 출산 이전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
신 시장이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저출산 대책, 거창한 구호보다 청춘남녀가 직접 만날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저출생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 지원의 크기만으로 접근하지 않고 인간관계와 사회적 연결의 문제까지 확장해 바라본 것이다.
물론 만남 프로그램 하나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주거와 일자리, 결혼 비용, 돌봄과 교육 등 청년 세대가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복합적이다.
따라서 청년 만남 정책 역시 종합적인 청년·가족정책 가운데 하나의 축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만남의 기회’라는 요소를 정책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청년이 결혼을 원해도 적절한 상대를 만날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면 기존의 결혼·출산 지원책이 닿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특정 프로그램의 화제성이나 몇 건의 결혼 사례만으로 정책 전체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실제 청년들의 요구와 프로그램 운영 방식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를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참여를 희망하는 청년이 많다면 기회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도 과제가 된다. 이번 신혼부부가 경쟁률이 높은 ‘솔로몬의 선택’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커넥터스’를 통해 인연을 찾았다는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참여 통로를 다양화하면 기존 프로그램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청년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청년들의 자발성이다. 결혼과 출산을 정책 목표로 앞세우기보다는 청년들이 부담 없이 사람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인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 될 수 있다.
저출생 문제는 어느 한 지방정부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청년의 일자리와 소득, 주거, 돌봄, 교육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청년 만남 프로그램 역시 그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해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기존 정책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했던 질문 하나를 분명하게 던진다.
‘결혼과 출산을 지원하기 전에 청년들이 서로 만날 기회는 충분한가.’ 성남시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출발점이다. 그리고 실제로 ‘솔로몬의 선택’에 참여하지 못했던 두 청년이 참여 기회가 확대된 ‘커넥터스’를 통해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은 이제 성남에서 함께 살겠다고 했다. 아이도 둘 낳아 잘 키우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 쌍의 결혼만으로 정책의 성패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이 다른 사람의 삶과 연결되고, 그 인연이 가정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지방정부가 마련한 ‘만남의 장’이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출생 정책이 거대한 숫자와 예산의 문제로만 다뤄지는 상황에서 성남의 실험은 가장 기본적인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신상진 시장이 말한 “만남이 있어야 인연도 생긴다”는 문장이 갖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행정이 인연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인연이 시작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 줄 수 있다. 성남에서 시작된 한 청년 부부의 이야기가 지방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던지는 메시지는 그래서 단순하면서도 분명하다. 결혼도, 가정도, 새로운 생명의 출발도 결국은 두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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