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가 민선 9기 시정 운영의 밑그림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정책 실행 단계에 들어간다.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공약과 정책과제로 구체화하고, 이를 행정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실행계획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월 15일 출범한 화성 미래비전위원회가 한 달여간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미래비전위원회 성과보고 및 해단식에 참석해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위원들과 공유하고, 위원회가 제안한 공약과 정책을 민선 9기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놨다.
미래비전위원회는 선거 과정에서 시민들이 제시한 요구와 지역 현안을 정책 언어로 다듬고, 이를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정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선거 공약이 단순한 선언에 머물지 않도록 행정적 타당성과 정책 추진 방향을 검토하는 일종의 시정 설계기구로 운영된 셈이다.
정 시장은 “미래비전위원회가 제안한 공약과 정책들은 민선 9기 시정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2040년 인구 154만 명의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에 걸맞은 도시 경쟁력과 시민 행복을 실현할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위원회의 활동에서 주목할 점은 선거 기간에 수렴한 시민의 목소리를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전환했다는 데 있다. 선거 과정에서는 교통과 주거, 교육, 복지, 환경, 일자리 등 생활과 밀접한 요구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그러나 시민의 요구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재원 조달 가능성, 행정 절차, 사업 우선순위, 관계기관 협의 등 여러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미래비전위원회는 이처럼 다양한 시민 의견을 분야별로 정리하고, 시정에 반영할 수 있는 공약과 정책 형태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선거에서 제시된 비전을 행정이 실행할 수 있는 계획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은 것이다.
정 시장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선거 기간 시민 여러분께서 들려주신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정리해 주신 위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9기 시정의 출발점을 ‘시민과의 약속’에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개인이나 행정조직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 요구를 먼저 수렴하고, 전문가 등의 검토를 거쳐 실행계획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화성은 지역마다 생활환경과 정책 수요가 크게 다르다. 대규모 공동주택과 첨단산업 시설이 밀집한 신도시 지역이 있는가 하면 농어촌과 산업단지, 구도심이 공존하는 지역도 있다. 같은 화성 안에서도 교통과 교육, 문화, 복지 등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선 9기 정책의 성패는 다양한 지역의 요구를 얼마나 균형 있게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정 지역이나 사업에 정책 역량이 집중될 경우 지역 간 격차와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미래비전위원회가 정리한 정책과제 역시 지역별 특성과 시민 체감도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교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시장이 제시한 장기 목표는 ‘2040년 인구 154만 명의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다. 이는 인구 증가 자체를 넘어 화성이 초대형 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체계와 기반시설을 미리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구가 늘고 도시 규모가 커지면 행정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도로와 철도 등 광역교통망 확충은 물론 학교와 병원, 공원, 문화·체육시설, 돌봄과 복지 서비스 등에 대한 요구도 빠르게 늘어난다. 산업시설과 주거지역이 동시에 확대되는 화성에서는 출퇴근 교통과 환경, 안전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인구 154만 도시’라는 목표는 단순한 성장 전망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인구 증가 속도에 맞춰 생활 사회간접자본을 적기에 확충하고, 지역 간 접근성과 행정서비스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도시 성장의 효과를 일상에서 체감하지 못한다면 외형적 성장은 오히려 교통 혼잡과 주거비 부담, 교육·돌봄 시설 부족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특례시가 앞으로 갖춰야 할 경쟁력도 산업 규모나 인구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좋은 일자리와 편리한 교통, 안정적인 주거환경, 수준 높은 교육·문화 서비스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도시의 성장 속도와 시민 삶의 질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정 시장이 도시 경쟁력과 함께 ‘시민 행복’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적 성장의 성과를 시민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미래비전위원회의 해단은 정책 설계 작업의 끝인 동시에 행정 실행의 시작이다. 위원회가 제시한 정책과 공약은 앞으로 담당 부서의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전환돼야 한다. 사업별 목표와 추진 일정, 필요 예산, 성과지표 등을 마련하는 후속 작업도 필요하다.
정 시장은 “이제부터는 3300여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그 제안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민선 9기 시정의 중심을 정책 발표보다 실행에 두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공약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과정은 정책을 제안하는 단계보다 훨씬 복잡하다. 시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있는 반면 중앙정부나 경기도,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업도 있다. 장기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야 하거나 법령과 제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과제도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시급성, 시민 체감도, 재정 여건, 지역 균형발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과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업을 구분하고, 단계별 추진계획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행정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다.
공약 관리 역시 단순한 추진 여부를 넘어 실질적인 효과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예산을 편성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된 것으로 평가하기보다 시민 불편이 얼마나 줄었는지, 삶의 질이 실제로 개선됐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과의 소통도 계속돼야 한다. 미래비전위원회가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옮기는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행정이 추진 상황과 성과, 지연 사유를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여건 변화로 사업계획을 조정할 경우에도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이 뒤따라야 한다.
화성의 미래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는 지역 간 균형발전이다. 화성은 빠르게 성장하는 신도시,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집적된 산업지역, 농어촌과 해안지역이 함께 존재하는 복합도시다. 각 지역이 처한 환경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정책만으로는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교통 문제만 보더라도 지역별 해법은 달라질 수 있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는 광역교통망과 대중교통 확충이 시급한 반면,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는 생활권을 연결하는 맞춤형 교통수단이 필요할 수 있다. 교육과 문화, 의료·복지 서비스 역시 지역의 인구 구조와 접근성을 고려해 배치해야 한다.
도시 경쟁력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의 모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지역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고 도시 전체의 연결성을 높일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민선 9기 정책이 장기적인 도시 성장과 함께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얼마나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산업 성장의 이익을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일도 필요하다. 화성의 산업 경쟁력이 세수 확대와 일자리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교통과 교육, 문화, 복지 등 시민 생활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산업 발전과 정주 여건 개선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인구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진행된 미래비전위원회 활동은 화성특례시의 중장기 방향을 정리하는 첫 단계다. 시민의 의견을 정책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최종 평가는 앞으로의 실행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책과 공약이 시민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려면 부서 간 협업과 안정적인 재정 운용, 관계기관과의 조정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는 환류 체계도 필요하다.
화성특례시는 앞으로 미래비전위원회가 제시한 과제들을 민선 9기 시정에 반영하고, 3300여 공직자를 중심으로 실행에 나설 방침이다.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업별 일정, 재원 조달 방안 등이 공개되면 민선 9기 시정의 방향도 한층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 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린 비전이 실제 변화로 이어져 ‘모두의 행복, 더 큰 화성’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한 달여의 활동을 마친 미래비전위원회는 해단했지만, 위원회가 정리한 공약과 정책의 성패를 가를 행정의 시간은 이제부터다. 2040년 인구 154만 명을 바라보는 화성특례시가 성장의 속도에 걸맞은 도시 기반을 갖추고,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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