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서툴렀지만 정직했고, 결과물보다 과정이 더 값졌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자신의 공식 SNS에 올린 한 문장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공유학교 프로그램에서 모의 창업에 참여한 한 학생의 성장 기록을 소개하며 남긴 표현이다. 임 교육감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배움과 실패를 서술하는 모습에서 교육이 바뀌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적었다.
최근 파주에서 열린 ‘꿈함성 공유학교 성장 나눔 발표회’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행사장에는 공연, 모의창업 발표, 체험 부스 등 기존 교실 구조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결과물과 발표 방식이 곳곳에 채워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재능을 기반으로 기획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실행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행사를 찾은 교육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문장은 다음과 같다. 과거 정해진 진도표, 표준화된 평가 체계 속에서 학생들은 지식의 수용자였다. 그러나 꿈함성 공유학교에 참여한 학생들은 직접 기획자이자 실행자였다. 그리고 지역 상권과 연계한 상품 개발, 전통시장 홍보 콘텐츠 제작, 지역 문화자원 기반 공연 등 배운 내용을 실시간 사회에 적용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를 두고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이 될 분야에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유학교 프로그램에서 특히 강조되는 요소는 실패 경험의 기록화다. 학생들은 결과물을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제 수행 과정에서의 선택·갈등·실패·보완·변화까지 스토리 형태로 정리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지식 축적형 학습에서 역량 기반 학습으로 옮아가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한다. “혁신교육의 핵심은 답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다. 기록은 결과보다 사고의 흔적을 남기고, 그것이 학생 개인의 정체성과 진로로 이어진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은 공유학교 모델을 도입한 지 불과 2~3년 만에 확산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시·군별로 학교·지자체·지역기업·문화단체가 연결되는 ‘지역 기반 학습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경기교육정책 핵심축 중 하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공유학교 모델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과제도 남아 있다. △교육과정과의 정식 통합 △프로젝트 수업 경험이 부족한 교사의 전문성 지원 △지역 인프라 격차에 따른 참여 기회 불균형 해소 등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간 여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 공유 플랫폼과 지역 네트워크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공유학교 정책은 기존 교육 패러다임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다. 파주의 사례는 교육이 지역과 연결되었을 때 학생들이 ‘더 크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실험이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교육 체계 속에 고정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속성과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있다. 이미 학생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대한민국 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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