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환경·문화 현안, 시민 참여로 개선 모색

[이코노미세계] '살기 좋은 도시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신곡동 e편한세상 파크프라임 아파트에서 주민들과 마주 앉아 한 말이다. 아파트 입주 1년을 맞아 열린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불편사항 청취를 넘어, 주민이 직접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장이 됐다.
9월 12일 열린 간담회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주민들은 정문 앞 불법 유턴 문제, 쓰레기 무단투기, 도로 불법주차, 버스정류장과 인도 설치 필요성 등을 꼼꼼하게 짚었다. 작은도서관 조성, 인근 공원 활용과 안전관리 같은 생활문화 개선 제안도 뒤따랐다.
눈에 띄는 점은 주민들이 단순히 불편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과 인근 도시 사례를 직접 조사해온 주민들은 “어떤 방식이 효과적인지”, “현실적으로 예산 반영이 가능한지”까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간담회에는 아이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청소년, 그리고 어르신까지 폭넓은 계층이 참여했다.
이날 주부 A씨(38)는 “정문 앞 불법 유턴 차량 때문에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 늘 불안하다”며 “차단봉 설치나 교통단속 강화 같은 조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직장인 B씨(42)는 “의정부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는데 버스 정류장 위치가 멀고 불편하다”며 “인근 도로에 정류장과 안전한 인도를 신설해 달라”고 제안했다.
청소년 C군(17)은 “작은도서관이 생긴다면 공부할 공간이 늘어나고 친구들과 모여 독서 활동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근 시장은 “추진 가능한 부분은 바로 실행하겠다”며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사안은 우선순위를 정해 체계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 관심과 참여가 쌓여야 비로소 살기 좋은 도시가 완성된다”며 지속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시행정 전문가인 홍길동 경기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간담회를 두고 “생활 불편 해결이 단순 민원 처리에서 그치지 않고, 주민이 직접 조사와 대안을 마련해 제시한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방자치 시대에 주민이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할수록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 만족도가 높아진다”며 “의정부시의 시도가 다른 기초지자체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는 ‘주민 참여 행정’의 실험이자 성과였다. 기존의 일방적 행정 보고 방식이 아니라, 주민과 행정이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자리잡는다면 지역 정책은 더 촘촘해질 수 있다.
의정부시는 이미 교통, 환경, 교육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사업에서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과 직장인까지 아우른 참여는 향후 의정부시 정책이 특정 계층이 아닌 전 세대를 포괄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김동근 시장의 현장 간담회는 단순히 아파트 단지의 민원을 청취하는 자리를 넘어, 의정부시가 지향하는 ‘참여 행정’의 상징적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행정의 언어로 번역되고, 다시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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