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바이오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자금 부족과 사업화 경험 미흡, 투자 네트워크 부재로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경기도가 바이오 스타트업의 기술사업화와 투자유치를 동시에 지원하는 새로운 성장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중견기업, 투자기관을 연결하는 민간 중심 오픈이노베이션 체계를 통해 바이오기업의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최근 ‘G-Bio Growth Lab(경기 바이오 스타트업 기술검증·사업화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 스타트업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사업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일회성 지원 사업에서 벗어나 기술 고도화와 시장 진입, 투자유치까지 연계하는 성장 사다리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최근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바이오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국내 최대 바이오기업 집적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약개발과 의료기기, 바이오소재 분야는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투자 규모가 크다. 기술력만으로 시장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실제 수요기업과의 협업 경험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 역시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과 시장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결국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기술 검증(PoC)과 투자유치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과원이 이번 사업을 통해 주목한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스타트업을 산업 현장과 연결해 시장성을 입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투자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G-Bio Growth Lab’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주도형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의 연구개발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기업과 기관, 스타트업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혁신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경과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바이오 스타트업과 대·중견기업 간 기술협력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사업화 경험을 확보하고, 대기업은 혁신 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유통, 임상, 규제 대응 등 복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기업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과원은 단순한 기업 매칭을 넘어 수요기업 발굴과 협업 설계, 기술검증, 투자유치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사업 대상은 경기도에 소재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경과원은 기술성숙도(TRL), 기술성, 시장성, 사업 역량 등을 종합 평가해 총 15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 기업은 성장 단계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받게 된다.
우선 기업별 진단을 통해 현재 기술 수준과 사업 역량을 분석하고 성장 전략을 수립한다. 이어 수요기업 발굴과 오픈이노베이션 매칭을 통해 협력 파트너를 찾고 기술검증을 진행한다. 이후 투자유치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후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주요 지원 내용은 △기업 진단 및 성장전략 수립 △오픈이노베이션 수요 발굴 및 매칭 △PoC(기술검증) 설계 및 실행 △투자유치(IR) 지원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 연계 △성과 창출 및 후속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이는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이른바 ‘전 주기 지원체계’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PoC(Proof of Concept), 즉 기술검증 프로그램이다. PoC는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이나 제품을 실제 사업 환경에서 시험하고 검증하는 과정이다. 연구실 수준의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많은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는 성공하지만 시장 적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이 실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지, 생산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과원은 참여 기업들이 대·중견기업과 협업해 기술의 실효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최소 4건 이상의 PoC 연계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 유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를 활용한 비밀유지계약(NDA) 체결도 지원한다. 이는 스타트업이 기술 보호에 대한 부담 없이 협력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기술검증이 성공하더라도 자금 조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어렵다. 이에 따라 경과원은 투자유치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한다.
사업 참여 기업들은 투자유치(IR) 역량 강화 교육을 비롯해 국내외 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크 연계 기회를 제공받는다. 또한 글로벌 투자사 초청 특강과 바이오 투자사 대상 밋업데이(Meet-up Day)를 통해 투자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바이오산업은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초기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검증된 기술과 사업 모델을 확보한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만큼 PoC와 투자유치 프로그램의 연계는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바이오 스타트업의 투자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기도와 경과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도내 바이오기업과 대·중견기업, 글로벌 투자사 간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사업화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민간 중심의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우수 성과 기업에는 후속 지원사업을 연계해 지속 가능한 성장 사다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하는 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바이오산업의 구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연구실에 머물러 있던 기술이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다시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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