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의정부시가 지하철 8호선 연장을 향한 본격적인 시민 행동에 들어갔다. 의정부시의회가 의원 전원의 뜻을 모아 정부 계획 반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출근길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나서면서다.
단순한 철도 노선 유치 요구를 넘어 경기북부 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수도권 교통 불균형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과 인구 유입이 이어지는 동안 광역교통 기반시설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시민 서명운동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세일 의정부시의회 의장은 24일 오전 8시 의정부경전철 탑석역에서 열린 ‘지하철 8호선 의정부 연장’ 시민 염원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조 의장은 출근길 시민들을 직접 만나 8호선 연장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서명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서명운동은 22일 열린 의정부시의회 제34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8호선 의정부 연장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 반영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결의안은 조 의장이 대표 발의하고 시의원 전원이 공동 발의했다. 여야나 개별 지역구를 넘어 의정부의 열악한 대중교통망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시의회 전체가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의정부시의회의 이번 행보에서 주목할 부분은 결의안 채택에 머물지 않고 시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현장 활동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방의회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정부나 관계기관에 건의문 또는 결의문을 전달하는 일은 적지 않다. 그러나 결의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함께 지역 주민의 폭넓은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의회가 결의안 채택 직후 출근길 서명운동에 나선 것도 8호선 연장이 일부 정치권의 요구가 아니라 시민 생활과 직결된 지역 숙원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명운동 장소로 탑석역을 택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탑석역은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생활 교통의 현장이자 의정부의 철도망 확충 필요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의회는 이곳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8호선 연장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출근길 시민들에게 철도 노선 연장은 추상적인 개발계획이 아니다. 이동 시간과 환승 부담, 출퇴근의 피로도, 교통비 등 일상의 여러 문제와 맞닿아 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교통 불편이 지역 차원의 요구를 넘어 국가 교통정책의 의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 시의회의 판단이다.
시의회는 ‘함께 만드는 의정부, 행동하는 의회’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현장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서명운동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8호선 의정부 연장이 현실화될 때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의정부시의 8호선 연장 요구의 배경에는 도시 개발 속도와 광역교통망 확충 사이의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외형과 생활권이 확대되면 시민들의 이동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늘어나고 서울 등 인접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통학하는 주민이 많아질수록 도로와 철도 등 광역교통 기반시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철도 건설은 계획 수립부터 타당성 검토, 관계기관 협의, 예산 확보, 설계와 공사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개발사업이 먼저 진행되고 교통시설 공급이 뒤따르는 구조에서는 주민들이 상당 기간 교통 혼잡과 환승 불편을 떠안게 된다.
의정부시의회는 의정부 시민들이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교통 불편을 오랫동안 감내해 왔다고 보고 있다. 신규 개발에 따른 인구와 이동 수요는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대중교통망은 충분히 확충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 의장은 “우리 의정부 시민들은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교통 불편을 묵묵히 감내해 온 만큼,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시민들의 기본적인 이동권을 보장하고 지역 간 교통 불균형을 해소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8호선 연장 요구의 성격을 단순한 지역개발 사업이 아닌 이동권의 문제로 확장한다. 철도 노선 확충으로 특정 지역의 편의를 높여 달라는 차원을 넘어 수도권 안에서 지역에 따라 벌어진 교통서비스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교통망은 주거 선택과 일자리 접근성, 교육·의료·문화시설 이용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철도 접근성이 부족하면 시민들은 승용차나 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고, 긴 이동 시간과 잦은 환승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경기북부 주민들에게 광역철도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자리와 교육, 의료, 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생활 기반이기 때문이다.
8호선 의정부 연장이 실제 사업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관문이 적지 않다. 우선 정부의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노선 연장의 필요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의정부시의회의 판단이다.
국가 또는 광역 차원의 교통계획에 사업이 반영되는 것은 철도사업 추진의 출발점에 가깝다. 계획에 포함됐다고 곧바로 착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 차원의 검토와 후속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계획 반영이 중요한 전제가 된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이번 결의안과 시민 서명을 바탕으로 의정부의 교통 여건과 시민 불편을 관계기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 전원이 참여한 결의안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수단이라면, 시민 서명은 지역사회의 요구가 얼마나 폭넓고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시민의 염원을 실제 정책 결정으로 연결하려면 구체적인 추진 논리도 필요하다. 노선 연장에 따른 교통 편익과 이용 수요, 기존 교통수단과의 연계 가능성, 수도권 동북부 교통체계에서의 역할 등을 체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사업비와 경제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원 분담, 다른 철도사업과의 우선순위 등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다. 시민 서명으로 확보한 추진 동력을 전문적인 정책 자료와 행정적 대응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의정부시와 시의회가 역할을 나누되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시의회는 시민 의견을 모으고 정치권과 정부를 상대로 사업 필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집행부는 교통 수요와 노선 대안, 사업 효과를 분석하고 관계기관 협의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인접 지방자치단체나 경기도와의 협력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광역철도는 한 도시의 경계를 넘어서는 교통망인 만큼, 노선이 지나는 지역과 수혜 생활권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할수록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커질 수 있다.
철도 노선 유치 과정에서는 역세권 개발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가 앞서기 쉽다. 하지만 8호선 의정부 연장 논의의 중심에는 시민의 실제 이동 편익이 놓여야 한다.
어떤 지역의 교통 불편이 가장 심각한지, 시민들이 어느 구간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지, 기존 버스와 경전철 등 대중교통수단과 어떻게 연결해야 환승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노선 유치 자체가 목표가 되면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는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이용 수요와 환승 체계를 충분히 고려하면 철도망 확충의 효과를 도시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 사업 추진 과정과 검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철도사업은 계획에서 개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추진 상황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으면 시민의 기대가 실망이나 불신으로 바뀔 수 있다.
시의회가 현장 서명운동을 계기로 시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는 사업 추진 단계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시민 참여가 계획 반영을 위한 일회성 동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조 의장은 “제346회 임시회에서 의원 전원이 뜻을 모아 결의안을 채택한 것처럼, 의정부시의회는 8호선 연장사업이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최종 반영될 때까지 총력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의정부시의회의 결의와 시민 서명이 어느 정도의 정책적 성과로 이어질지에 쏠린다. 계획 반영을 위해서는 시민 공감대뿐 아니라 행정적 준비와 정치권의 협력, 관계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활동의 지속성이다. 철도사업은 한 차례 결의안이나 서명운동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정부의 계획 수립 일정에 맞춰 사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검토 과정에서 나타나는 쟁점에 대응해야 한다.
의정부시의회가 만장일치 결의안 채택에 이어 시민과 함께 거리로 나선 것은 8호선 연장 요구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의회 안의 결의가 시민의 목소리로 확산되고, 다시 정부의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하철 8호선 연장은 의정부의 미래 교통지도를 바꿀 수 있는 현안이면서 경기북부 교통 불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적 과제다. 탑석역에서 시작된 시민 서명이 국가 교통계획 반영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려면 지역사회의 단합된 요구와 치밀한 정책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정부 시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단순한 노선 하나가 아니다. 오랫동안 감내해 온 교통 불편을 줄이고 수도권 주민으로서 차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교통환경이다. 정부가 의정부의 요구를 지역 민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민 이동권과 수도권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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