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의회와 행정기관이 차질 없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회의장과 사무실 밖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청사 안전을 책임지는 청원경찰부터 쾌적한 근무 환경을 만드는 환경관리원까지, 시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이 지방행정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다.
고양특례시의회가 개원 이후 첫 현장 소통 대상으로 이들을 찾았다. 김미수 고양특례시의회 의장은 7월 21일 청원경찰을 만난 데 이어 22일에는 환경관리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의회 안팎의 안전과 환경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근무 여건을 살피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연속 간담회는 의장이 정해진 의전이나 공식 회의 중심의 행보에서 벗어나 현장 직원들과 직접 마주 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단순한 격려 방문에 그치지 않고 근무 과정에서 겪는 고충과 건의 사항을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이 가장 먼저 만난 직원은 청원경찰이었다. 청원경찰은 시청과 시의회를 찾는 시민과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인력이다. 청사 출입 관리와 질서 유지 등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행정기관의 안정적인 운영에 필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시청과 의회는 각종 민원과 회의, 행사 등이 이어지는 공간이다. 다양한 목적을 가진 시민들이 수시로 오가는 만큼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른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 청원경찰은 시민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청사의 ‘첫 관문’이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안전관리 인력이기도 하다.
김 의장은 청원경찰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건의 사항을 들었다. 공식적인 보고서나 서면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근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고양시의 안전과 청결을 위해 헌신해 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시와 의회가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행정과 의정활동의 성과가 의원과 공무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담겼다. 시민이 안전하게 청사를 이용하고, 의회가 안정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장 직원들의 일상적인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다음 날인 7월 22일 환경관리원들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환경관리원은 시청과 의회의 청결을 유지하고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출근 전이나 업무가 끝난 뒤처럼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시간대에도 현장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청사 환경은 행정서비스의 품질과도 연결된다. 깨끗하고 정돈된 공간은 직원들의 근무 여건뿐 아니라 민원인과 방문객이 행정기관을 평가하는 첫인상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사람들의 업무와 고충은 일상에서 쉽게 주목받지 못한다.
김 의장이 청원경찰에 이어 환경관리원들을 만난 것도 이처럼 잘 보이지 않는 노동의 가치를 직접 확인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의회 운영을 지원하는 여러 직군 가운데 시민의 안전과 청사의 청결을 담당하는 현장 인력을 우선적으로 찾았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직원들이 실제 근무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현장 개선에 관한 의견이 오갔다. 김 의장은 이들의 고충에 공감하면서 의회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김 의장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세심히 살펴 근무 환경 개선과 처우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고양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있다. 지방의회가 정책과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하느냐에 따라 간담회의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장 간담회는 비교적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근무자들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리자를 거쳐 전달되는 보고와 달리 근로자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설명할 수 있고, 의회도 현장의 분위기와 문제를 보다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청취 자체만으로 근무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제시된 건의 사항을 분류하고 소관 부서와 협의한 뒤, 제도나 예산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사안과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과제를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고양특례시의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도 현장 근로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만남에서 나온 의견이 상임위원회 활동이나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의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질지가 주목된다.
지방의회가 현장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제도 운영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이 예산에 적절히 반영됐는지 살필 수 있다. 집행부와 협의를 통해 개선 가능한 사안을 찾는 것도 의회의 역할이다. 다만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현장 의견과 관계 부서의 검토를 토대로 마련돼야 한다.
특히 처우 개선은 선언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근무 형태와 업무 범위, 현장별 여건을 면밀히 파악하고 관련 기준과 예산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특정 직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청과 의회 운영을 지원하는 현장 인력 전반의 근무 여건을 살펴보는 계기로 확장될 필요도 있다.
김 의장의 이번 행보는 의회 내부의 소통 방식을 보여주는 첫 장면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지방의회 의장은 본회의를 진행하고 의회를 대표하는 역할뿐 아니라 의회사무국 조직을 이끌고 원활한 의정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은 조직 내부의 신뢰와도 연결된다. 업무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과 개선 요구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문제가 누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의견을 듣는 모습은 직원들에게 자신들의 역할이 존중받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번 간담회가 청원경찰과 환경관리원 등 현장 최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의회 개원 이후 소통의 출발점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둔 셈이다.
다만 현장 중심 의정의 성패는 만남의 횟수보다 그 이후의 변화로 평가받는다.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기록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지속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개선이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도 검토 결과와 이유를 설명하는 환류 과정이 필요하다.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거나 직군별로 소통 대상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현장 방문과 정책 점검을 연계하면 의회가 단순히 의견을 듣는 기관을 넘어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민 행복은 거창한 정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청사, 깨끗하게 관리된 공공시설, 민원인이 불편 없이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과 같은 일상의 조건들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 기반에는 청원경찰과 환경관리원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이 있다. 이들의 노동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업무가 중단되거나 공백이 생기면 중요성이 곧바로 나타난다.
김 의장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고양시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현장 직원들의 책임만을 강조하는 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의회와 집행부가 필요한 여건을 마련하는 일도 함께 따라야 한다.
고양특례시의회는 간담회에서 수렴한 목소리를 향후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경청한 내용을 구체적인 변화로 연결하는 일이다. 현장의 작은 불편을 찾아 개선하고, 근로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을 때 이번 릴레이 간담회의 의미도 더욱 분명해질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먼저 찾은 김 의장의 소통 행보가 일회성 격려에 머물지, 고양시의회의 새로운 의정 방식으로 자리 잡을지는 후속 조치에 달렸다. ‘현장 중심, 소통 의정’이라는 약속이 실제 근무 환경과 처우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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