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문제도 시민 생명·안전과 직결, 지역과 골목 살려야”
[이코노미세계] 국가가 미래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린다면 지방정부는 시민의 오늘을 지켜야 한다. 인공지능(AI) 강국 도약과 국가 전략사업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일이라면, 공사 현장의 안전을 살피고 시민의 일상적인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국가 발전 전략과 생활 밀착형 행정의 조화를 강조하며 민생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의 성과가 지역과 골목상권, 시민의 삶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정책의 의미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를, 지방정부는 민생을 잘 챙기면 걱정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각각 ‘미래’와 ‘민생’으로 압축했다.
이어 “중앙정부는 3대 메가 프로젝트와 AI 강국 등 더 큰 나라를 위해 뛰고 있다”며 “그 모든 것이 지역을 살리고 골목을 살리는 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적 성장 전략이 대규모 투자와 산업 경쟁력 확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그 성과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시민 생활 안정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동시에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의 정책 효과를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도록 현장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박 시장은 이날 직접 현장에 나가 시민들을 만나고 지역의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방문 대상은 신안산선 공사 현장과 호봉골 도로공사 구간을 비롯해 스마트 흡연 부스 설치 예정지, 철산역 주변 자전거 보관 구역 등이다.
언뜻 보면 서로 연관성이 크지 않은 현장들이다. 신안산선은 광명시의 광역교통 환경과 도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주요 기반 시설이다. 도로공사는 주민의 이동 편의와 교통안전에 밀접하게 연결된다. 흡연 부스와 자전거 보관 구역은 시민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생활 민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현안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정책의 최종 수요자가 시민이라는 점이다. 대형 철도사업부터 생활 편의시설까지 사업의 규모는 다르지만, 시민의 안전과 이동권,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는 지방정부가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사안이다.
박 시장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삶에서 중요한 생명과 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기관의 시각에서는 개별 민원이나 소규모 시설 정비로 여겨질 수 있지만 시민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절실한 문제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행정의 성패는 화려한 청사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민이 출퇴근길에 겪는 불편, 공사장 주변의 위험 요소, 무질서하게 세워진 자전거, 흡연으로 인한 보행환경 악화와 같은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고 세밀하게 해결하느냐가 행정에 대한 신뢰를 좌우한다.
박 시장의 현장 점검도 이러한 생활 행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신안산선 공사 현장은 광명시의 미래 교통체계와 직결된 곳이다. 철도 기반 시설은 시민의 이동시간과 생활권을 변화시키고 도시의 접근성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시민의 안전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일 역시 지방정부가 챙겨야 할 과제다.
특히 장기간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는 소음과 분진, 교통 흐름 변화, 보행로 축소 등 다양한 생활 불편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장의 작은 관리 소홀도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과 공사 관계자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박 시장이 신안산선 공사 현장을 직접 살핀 것은 사업 진척 상황뿐 아니라 공사장 주변의 안전관리와 주민 불편을 함께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호봉골 도로공사 현장 역시 주민의 생활과 밀접하다. 도로는 도시의 기본적인 기반 시설이지만 공사 기간에는 차량 정체나 우회 통행, 보행 안전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완공 이후의 편익만큼이나 공사 과정에서 주민이 감수해야 할 불편을 줄이는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현장 행정의 핵심은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 개선하는 데 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공사 현장을 살피고 관계 부서가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사고와 불편을 예방할 수 있다.
박 시장은 대규모 공사 현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스마트 흡연 부스 설치 장소와 철산역 주변 자전거 보관 구역도 함께 확인했다.
흡연 문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권리가 충돌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 현안이다. 무조건적인 단속만으로는 거리 흡연이나 간접흡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적절한 장소에 흡연 공간을 마련하고, 담배 연기와 냄새가 외부로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스마트 흡연 부스 설치는 비흡연자의 건강권과 보행권을 보호하면서 흡연자에게 정해진 공간을 제공하려는 방안이다. 다만 설치 장소에 따라 인근 상인이나 주민의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장을 세밀하게 살피고 이용 동선과 주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철산역 주변 자전거 보관 문제도 시민의 이동 편의와 도시 미관, 보행 안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지하철역 주변에 자전거가 무질서하게 세워지면 보행 공간이 좁아지고 교통약자의 이동을 방해할 수 있다. 반대로 보관 공간이 부족하면 자전거 이용자의 불편이 커져 친환경 교통수단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도 어긋난다.
행정은 이처럼 서로 다른 시민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실제 이용 현황을 살피고 충분한 보관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장기 방치 자전거 관리와 보행로 확보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 시장이 이러한 생활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민생의 범위를 물가나 복지 문제에만 한정하지 않고 시민이 매일 겪는 불편과 안전 문제까지 폭넓게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가 한창이고 대통령도 국가 현안을 챙기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AI 산업 육성과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정책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정치 일정과 국가 전략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의 삶이 저절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 단위 정책이 산업 성장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더라도 그 효과가 지역 일자리와 자영업자의 매출, 가계의 생활 안정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이 “그 모든 것이 지역을 살리고 골목을 살리는 길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의 뿌리는 골목이다. 전통시장과 동네 음식점, 소규모 상점, 자영업자와 노동자가 안정돼야 도시 전체의 경제도 활력을 얻는다. 중앙정부의 성장 전략이 지역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지방정부의 민생정책이 골목상권과 취약계층을 촘촘하게 뒷받침해야 정책의 선순환이 가능하다.
박 시장은 주가와 부동산 상황이 시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자산시장의 불안정과 주거 문제는 가계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소비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하면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작은 골목상권과 자영업자가 먼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오래 지속되면 골목은 더욱 힘들어진다”며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민생 문제는 한 기관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중앙정부는 거시경제 안정과 국가 성장 전략을 책임지고, 지방정부는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통해 시민의 생활을 지켜야 한다. 정치권과 행정기관뿐 아니라 기업과 소상공인, 시민사회도 각자의 위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행정기관이라는 점에서 위기 상황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현장에서 확인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지방정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은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연결자 역할도 필요하다.
박 시장의 이번 행보는 지방정부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도시의 미래를 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시민의 생활 속 불편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신안산선처럼 도시의 장기적인 발전을 이끌 기반 시설을 챙기는 일과 흡연 부스, 자전거 보관 구역 같은 생활 민원을 해결하는 일은 행정의 크기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시민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책은 발표할 때보다 현장에서 작동할 때 가치가 드러난다. 시민의 불편을 직접 보고 듣지 않으면 서류와 통계만으로는 문제의 절박성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 방문이 일회성 일정에 그치지 않고 신속한 개선과 지속적인 점검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국가의 미래 전략과 지방정부의 민생행정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니다. 국가의 성장이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지역의 활력이 다시 국가 경쟁력을 높일 때 비로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박 시장이 강조한 ‘국가는 미래, 지방정부는 민생’이라는 구상 역시 역할의 분리를 넘어 중앙과 지방이 함께 시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주문에 가깝다. 정치 일정과 거대 담론 속에서도 시민의 하루를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작은 불편에서 생명과 안전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지방행정의 기본이라는 메시지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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