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아트센터가 우수 공연 콘텐츠를 다시 무대에 올리는 ‘우수 레퍼토리 다시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컬 ‘메리골드’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월 28일 오후 2시와 6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두 차례 진행되며,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취지와 작품성이 결합된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메리골드’는 고립과 상실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중심에 둔 작품이다. 단순한 감정의 나열을 넘어, 각기 다른 인물들이 겪는 삶의 단면을 통해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구조를 갖췄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개인의 고립과 단절 문제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뮤지컬 ‘메리골드’의 가장 큰 특징은 무거운 주제를 부담 없이 전달하는 서사 방식이다. 작품은 상실과 고립이라는 다소 어두운 소재를 다루지만, 이를 세련된 음악과 위트 있는 대사로 풀어내며 관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단순히 비극적 정서를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구성으로 관객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특히 공연 중간중간 삽입되는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서사의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인물의 감정 변화와 이야기의 흐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메리골드’는 옴니버스 형식의 5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각 에피소드는 서로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결국 ‘삶의 의미’라는 공통된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구조는 관객에게 다양한 시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입체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단절, 심리적 고립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변화해 간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연대’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순간, 개인의 고립은 공동체적 위로로 전환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약화되고 있는 인간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공연에는 극단 비유 소속 배우들이 출연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선창용, 박용석, 이영욱, 이재은, 강한별, 신혜선, 한유채 등 다양한 개성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인물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특히 소극장 공연이라는 특성상 배우와 관객 간의 거리가 가까워, 보다 밀도 높은 감정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대극장과 달리 세밀한 표정과 호흡까지 전달되는 환경은 작품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예술 콘텐츠 제공을 넘어,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시도가 함께 이뤄진다. 경기아트센터는 ‘경기컬처패스’ 특별할인을 적용해 보다 많은 도민이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은 경기컬처패스 앱을 통해 쿠폰을 발급받아 티켓링크 및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가 3만원의 R석을 회당 99석에 한해 자부담 5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은 문화 향유 기회의 실질적 확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한 가격 할인 정책을 넘어, 문화 소비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 문화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년층과 문화 취약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뮤지컬 ‘메리골드’는 이미 대학로와 꿈의숲아트센터 등에서 공연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재공연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검증된 콘텐츠를 더 많은 관객에게 확산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수 레퍼토리 다시보기’ 프로그램 역시 이러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결국 ‘메리골드’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작품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인물의 삶을 통해 관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은 점점 더 고립되고, 관계는 단절되며, 삶의 의미는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메리골드’는 예술이 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역할 공감과 위로를 충실히 수행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문화 소비를 넘어, 관객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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