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지방의회의 경쟁력은 집행부가 제출한 정책과 예산을 얼마나 꼼꼼하게 따져보느냐에 달려 있다. 한정된 재원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에 쓰이는지, 조례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제10대 시흥시의회가 예산·결산 심사와 자치법규 입안 역량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의회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시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시흥시의회는 7월 16일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제10대 시흥시의회 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예산·결산 심사 및 자치법규 입안·심사기법’ 직무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의정 절차 안내를 넘어 예산안과 결산안, 조례안을 실질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제337회 임시회에서 예정된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추가경정예산안은 당초 예산이 확정된 뒤 발생한 새로운 재정 수요와 정책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는 절차다. 긴급한 현안에 대응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예산 부족분을 보완하는 기능을 하지만, 필요성과 시급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지방의회에는 개별 사업의 필요성뿐 아니라 사업비 산출 근거와 집행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 시민에게 돌아갈 실질적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시흥시의회가 추경안 심사를 앞두고 전문교육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준비로 풀이된다.
이날 교육은 지방자치의정연구소 박용진 소장이 강사로 나서 진행했다. 주요 교육 내용은 지방재정의 이해와 예산 심의, 예산·결산 심사의 핵심 기법, 자치법규 입안 및 심사기법 등이다.
예산안 심사는 지방의회의 대표적인 권한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려는 정책과 사업 대부분이 예산을 통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정책을 실행하기 어렵고, 반대로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사업 설계가 부실하면 기대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의원들은 예산서에 적힌 금액만 살피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의 목적과 대상, 추진 방식, 비용의 적정성까지 확인해야 한다. 신규 사업은 기존 정책과의 차별성과 지속 가능성을 따져야 하고, 반복 사업은 전년도 집행 실적과 성과를 바탕으로 증액 또는 감액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예산 편성 단계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만큼 결산 심사도 중요하다. 결산은 편성된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됐는지, 사업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집행률이 지나치게 낮거나 예산이 반복적으로 이월됐다면 사업 계획과 추진 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예산을 모두 집행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투입된 재정에 비해 시민이 체감하는 효과가 부족하다면 사업 방식의 개선이나 재검토가 필요하다. 예산의 집행 규모보다 정책의 실제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심사가 필요한 이유다.
이번 교육에서는 이러한 예산·결산 심사의 기본 원칙과 함께 의원들이 심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이 다뤄졌다. 제10대 시흥시의회가 향후 재정 운용의 적정성과 정책 효과를 면밀하게 살피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치법규 입안과 심사 역량 강화도 이번 교육의 주요 축이었다. 지방의회가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조례는 복지와 안전, 교통, 환경, 지역경제, 도시개발 등 시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례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다. 시민에게 새로운 지원을 제공하거나 행정의 책임을 강화하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취지가 좋더라도 상위 법령과 충돌하거나 조문이 불명확하면 실제 집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조례를 새로 만들 때는 입법 목적이 분명한지, 기존 법령이나 다른 조례와 중복되지 않는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범위 안에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충분한지도 살펴야 한다. 재정적·행정적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 조례는 선언적인 규정에 머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례안의 문구도 정확해야 한다. 적용 대상과 지원 범위, 행정기관의 책임이 모호하면 시민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알기 어렵고 담당 부서도 일관된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힘들다. 자치법규 입안 교육은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줄이고 조례의 실효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의원 발의 조례가 활발해질수록 입법의 양뿐 아니라 질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지역 현안을 발굴해 조례로 연결하는 적극적인 의정활동과 함께, 제정 이후 실제 집행 여부와 정책 효과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사후 관리도 필요하다.
이번 교육에는 의원뿐 아니라 의회사무국 직원도 함께 참여했다. 의원의 정책 판단과 직원의 전문적인 검토·지원이 결합돼야 예산안과 조례안을 깊이 있게 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제10대 시흥시의회의 이번 직무교육은 새 의회의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의회가 집행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려면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객관적인 자료와 법적 근거, 재정 분석을 토대로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지방행정이 복잡해지고 시민의 정책 수요가 다양해질수록 의원에게 요구되는 전문성도 높아지고 있다. 도시개발과 교통망 확충, 복지 사각지대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현안은 여러 부서의 업무와 예산이 얽혀 있다. 개별 사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책 간 연계성과 중장기 재정 부담까지 살피는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의회사무국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의원들이 방대한 예산서와 사업 자료를 효율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기초자료를 분석하고, 조례안이 법령 체계에 맞게 작성됐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의원과 직원이 공통된 심사 기준과 전문 지식을 갖추면 의정활동의 효율성과 책임성도 높아질 수 있다.
시흥시의회는 앞으로도 의원과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정책과 예산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해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교육에서 얻은 지식이 실제 회의와 심사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다. 추경안 심사에서는 사업별 증액·감액의 근거와 집행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심사 결과와 판단 근거를 시민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조례를 제정할 때도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제정 이후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지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전문성 강화가 일회성 교육에 머물지 않고 예산 절감과 정책 개선, 입법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때 시민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다.
김선옥 시흥시의회 의장은 “예산안 심사와 자치법규 심사는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라며 “의회의 전문성은 시민의 신뢰를 만드는 출발점인 만큼, 더욱 면밀하고 책임 있는 심사를 통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제10대 시흥시의회의 첫 번째 시험대는 제337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될 전망이다. 의원들이 교육을 통해 익힌 심사기법을 실제 의정활동에 적용해 불필요한 예산은 걸러내고 필요한 사업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예산서의 숫자와 조례안의 문장 뒤에는 시민의 세금과 일상이 놓여 있다. 새롭게 출범한 시흥시의회가 전문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심사를 펼칠 때, 이번 교육은 단순한 직무연수를 넘어 신뢰받는 지방의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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