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시흥시가 청년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을 선언했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청년 스스로 정책의 주체로 참여하는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에 나선 것이다. 청년네트워크 발대식을 계기로 시흥시는 청년정책위원회, 청년정책협의회, 청년정책서포터즈로 이어지는 3대 체계를 본격 가동하며 청년 정책의 방향을 ‘공감과 참여’로 재설정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최근 청년네트워크 발대식에 참석해 청년들과 직접 만나고, 정책 참여를 위한 소통 확대를 약속했다. 그리고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새로운 청년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더 많은 만남과 소통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대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청년을 정책 수혜자가 아닌 정책 설계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시도라는 점에서다. 특히 3개 조직으로 구성된 청년 정책 플랫폼은 정책 발굴부터 실행, 평가까지 전 과정에 청년 참여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흥시가 구축한 청년 정책 체계는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먼저 청년정책위원회는 정책의 방향과 큰 틀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어 청년정책협의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구체화하고, 청년정책서포터즈는 홍보와 의견 수렴을 담당하며 정책과 시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같은 구조는 기존의 일방적 정책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의 실제 경험과 요구를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청년 문제의 복잡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행정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이날 임 시장은 축사를 통해 단순한 정책 설명을 넘어 ‘공감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흰수염고래’를 언급하며 “노랫말 중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구절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개인적 감상이 아닌, 청년 정책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경쟁과 불안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행정이 ‘지원자’를 넘어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흥시 청년들에게 그런 위로와 힘을 드리는 시흥시 정부가 되겠다”는 발언은 정책의 궁극적 목표를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닌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연결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청년 참여 확대가 곧바로 정책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년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정책 반영 과정에서 실질적 권한이 부족해 ‘보여주기식 참여’에 그친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시흥시의 이번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청년 의견이 정책에 실제 반영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단순 자문을 넘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지속적인 소통 체계도 중요하다. 일회성 행사나 회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인 피드백과 정책 개선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
이번 청년네트워크 출범은 지방정부의 역할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는 중앙정부 정책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정책 생산자’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 문제는 지역마다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일자리 구조, 주거 환경, 교육 여건 등이 지역별로 상이한 만큼,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흥시는 산업단지와 신도시가 혼재된 도시 구조를 갖고 있어 청년층의 요구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청년 정책 역시 단일한 접근이 아닌 다층적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발대식에서 강조된 ‘위로와 공감’은 출발점에 가깝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결국 일자리, 주거, 창업, 교육 등 구체적인 영역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참여와 소통이 정책 설계의 과정이라면, 성과는 실행 단계에서 검증될 수밖에 없다.
시흥시가 구축한 청년 정책 플랫폼이 단순한 상징적 구조에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모델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운영 과정에 달려 있다.
임 시장이 언급한 ‘넌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정책 철학으로 읽힌다.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청년 정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방향이 분명하다면 변화는 축적된다. 시흥시의 이번 시도가 청년 정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그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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